이색
부벽루(浮碧樓) 이 색(李穡) 昨過永明寺(작과영명사)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暫登浮碧樓(잠등부벽루)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城空月一片(성공월일편) 텅 빈 성엔 조각달 떠 있고 石老雲千秋(석로운천추) 천 년 구름 아래 바위는 늙었네. 麟馬去不返(인마거불반) 기린마(麒麟馬)는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으니 天孫何處遊(천손하처유) 천손(天孫)은 지금 어느 곳에 노니는가? 長嘯倚風磴(장소의풍등) 돌계단에 기대어 길게 휘파람 부노라니 山靑江自流(산청강자류) 산은 오늘도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인간의 유한함과 자연의 영원함 고려 말의 문신이었던 작가가 고구려의 유적지인 평양성을 지나면서 영화롭던 옛 왕조를 회상하며 현재의 처지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고구려의 옛 도읍지인 평양 부벽루를 오르면서 찬란했던 지난날은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