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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학

박송 입니다. 2010. 11. 4. 19:53

상춘곡(賞春曲)

▲ 작품 해

이 작품은, 속세를 떠나 자연에 몰입하여 봄을 완상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매우 낙천적인 내용의 노래이다.

전장(全章)은 4 단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제1 단락은 서사(序詞)에 해당하는 것으로, 은일지사(隱逸之士)의 기상을 노래하고 있으며,

제2 단락에서는 봄의 경치를,

제3 단락에서는 상춘취락(賞春醉樂)을,

제4 단락에서는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읊고 있다.

우리말을 매끄럽게 구사함으로써 작자의 시상이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는 노래로 불우헌집(不憂軒集)'에 전한다.

▲ 작자 : 정극인(丁克仁)

주제 : 안빈낙도(安貧樂道)    ▲ 소재 : 춘경(春景)

▲ 의의 : 1. 조선시대 사대부 가사의 첫 작품  2. 은일(隱逸)가사의 첫 작품 

 

▲ 생각해 보기

이 작품은 산림(山林), 즉 자연에 묻혀서 그것을 즐기는 풍류(風流)를 노래한 후 자연에 안빈낙도(安貧樂道)하겠다는 결심을 노래한 것으로, 소재는 '춘경(春景)', 즉 봄 풍경이다. 봄의 풍경 속에 몰입한 작자의 풍류 생활을 제재로 하여 아름다운 자연의 품에서 부귀 공명을 버리고 안빈 낙도의 생활을 하겠다는 주제를 잘 형상화하고 있다.

 

▲ 序詞 : 풍류 생활

紅塵(홍진)에 뭇친 분네 이내 生涯(생애) 엇더한고.  노 사링 風流(풍류)링 미칭가 밑 미칭가. 天地間(천지간) 男子(남자) 몸이 날만한 이 하건마다, 山林(산림)에 뭇쳐 이셔 至樂(지락)을 밑링 것가. 數間茅屋(수간 모옥)을 碧溪水(벽계수) 앎픗 두고, 松竹(송죽) 鬱鬱裏(울울리)예 風月主人(풍월 주인) 되여셔라.

 

전문풀이 속세에 묻혀 사는 분들이여, 이 나의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한가? 옛 사람의 운치 있는 생활을 따를까 못 따를까? 세상에 남자로 태어나서 나만한 사람이 많건마는 (그들은 어찌하여 나처럼) 산림에 묻혀 (자연과 벗하여 사는) 지극한 즐거움을 누릴 줄 모르는 것일까? 두어 간 초가집을 맑은 시냇물 앞에 지어 놓고 송죽이 우거진 숲 속에 자연의 주인이 되었도다.

 

감  상 글 전체의 서사로서 자연의 주인이 되어 자연에 묻혀 사는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다. 속세를 벗어나 자연에 묻혀 고고하게 살아가려는 내면적 의지와 이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인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우거진 속에 背山臨水(배산임수)에 초가 삼간을 짓고, 자연에 몰입하여 悠悠自適(유유자적)하며 살아가려는 모습을 통하여 지은이의 도선적(道仙的)인 풍모를 엿볼 수 있다.

 

▲ 本詞 1 : 춘흥(春興)

A. 엇그제 겨을 지나 새봄이 도라오니, 桃花杏花(도화 행화)다 夕陽裏(석양리)예 퓌여 잇고, 綠楊芳草(녹양 방초)다 細雨中(세우 중)에 프르도다. 칼로 밑아 낸가, 붓으로 그려 낸가, 造化神功(조화 신공)이 物物(물물)마다 헌싶링다.

B. 수풀에 우다 새다 春氣(춘기)링 밑내 계워 소링마다 嬌態(교태)로다. 物我一體(물아 일체)어니, 興(흥)이잎 다링소냐. 扉(시비)예 거러 보고, 亭子(정자)애 안자 보니, 逍遙吟詠(소요 음영)힝야, 山日(산일)이 寂寂(적적)한딪, 閒中眞味(한중 진미)링 알 니 업시 호재로다.  

 

전문 풀이 

 A. 엊그제 겨울이 가고, 이제 봄이 돌아오니, 복숭아꽃, 살구꽃은 저녁 놀 속에 피어 있고, 버드나무와 풀은 가랑비 속에 푸르도다. 칼로 마름질해 냈는가, 붓으로 그려 냈는가? 조물주의 신비로운 창조의 솜씨가 사물마다에 야단스레 나타나 있구나.

 

B. 수풀에서 우는 새는 봄의 흥겨움을 이기지 못하여 소리마다 아양부리는 모습이로구나. 자연과 내가 하나이니 흥이야 다르겠는가? 사립문을 나와 걸어도 보고, 정자에 앉아 보기도 하고, (또) 천천히 거닐며 시를 읊기도 하며 산 속에서 지내는 나날이 고요하고 적적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한가로운 가운데 참된 즐거움을 누리는 맛을 아는 사람이 없으니 나 혼자뿐이로구나!

 

감  상 

A. 본사의 첫 부분으로, 춘경(春景)이 사실적이며 생동감 있게 잘 묘사되어 있다. 새봄을 맞는 작자는 성급하게도 계절적 상황보다 앞지른 5, 6월 경의 춘경을 노래하면서, 조물주의 신비한 솜씨로 빛은 춘경을 완상(玩賞)하고 있다.

 

B.  앞에서는  아름다운 춘경(春景)[서경적]에 도취되었다가, 여기에 이르러서 작자는 집 앞을 이리저리 거닐며 시를 읊조리는 가운데 춘흥(春興)[서정적]에 빠져 있다. 여기서 자연과 내(작자)가 혼연 일체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은 강호 가도(江湖歌道)의 한 전형이 될 것이다.

※ 공간확장에 의한 전개 방식 : 좁은 공간 (수간모옥) → 넓은 공간 (들판·시냇가·산 위)

 

▲ 本詞 2 : 상춘 취락(賞春醉樂) - 춘경(春景)을 즐기는 풍류)

A. 이바 니웃드라, 山水(산수) 구경 가쟈스라. 踏靑(답청)으란 오다 힝고, 浴沂(욕기)란 來日(내일) 힝새.  아칭에 採山(채산)힝고, 나조힝 釣水(조수)힝새.

B. 까 괴여 닉은 술을 葛巾(갈건)으로 밧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和風(화풍)이 건딪 부러 綠水(녹수)링 건너오니, 淸香(청향)은 잔에 지고, 落紅(낙홍)은 옷새 진다.

C. 樽中(준중)이 뷔엿거딪 날딪려 알외여라.  小童(소동) 아힝딪려 酒家에 술을 믈어, 얼운은 막대 집고, 아힝다 술을 메고, 微吟緩步(미음 완보)힝야 시냇까의 호자 안자, 明沙(명사) 조한 믈에 잔 시어 부어 들고, 淸流(청류)링 굽어보니, 힝오다니 桃花(도화)ㅣ로다. 武陵(무릉)이 갓갑도다, 져 밑이 기 거인고.  

D. 松間(송간) 細路(세로)에 杜鵑花(두견화)링 부치 들고, 峰頭(봉두)에 급피 올나 구름 소긔 안자 보니, 千村萬落(천촌 만락)이 곳곳이 버러 잇다.  煙霞日輝(연하 일휘)다 錦繡(금수)링 재폈다 딪.  엇그제 검은 들이 봄빗도 有餘(유여)힝샤.  

 

 춘흥에 겨워 산수 구경을 하고 냇가에서 풍류를 즐기며, 선경 속에서 취흥도 즐긴다.

요   지

 

전문 풀이 

A. 여보게 이웃 사람들아, 산수 구경을 가자꾸나. 푸른 풀을 밟으며 들을 산책하는 일은 오늘 하고, 냇물에서 목욕하는 일은 내일 하세. 아침에는 산나물을 캐고 저녁에는 낚시질을 하세.

 

B. 이제 막 익어서 된 술을 갈건으로 걸러 놓고, 꽃나무 가지를 꺾어 그것으로 잔 수를 세어 가며 먹으리라. 부드러운 봄바람이 잠깐 불어 푸른 물이 건너오니 맑은 향기는 술잔에 스며들고, 붉은 꽃잎은 옷에 떨어진다.

 

C. 술동이가 비었거든 나에게 알리어라. 아이를 시켜 술집에 술이 있는가를 물어 받아다, 어른은 지팡이를 짚고, 아이는 술동이를 메고, 나직이 시를 읊조리며 천천히 걸어 시냇가에 혼자 앉아, 깨끗한 모래 사장 맑은 물에 술잔을 씻어 술을 가득 부어 들고, 맑은 시냇물을 굽어 보니, 떠오는 것이 복숭아가지로다. 무릉 도원이 가깝도다. 저 들이 바로 그 선경인가?

 

D. 소나무 숲 사이 좁은 길에 진달래꽃을 부여 잡고, 산봉우리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 내려다보니, 수많은 촌락이 여기저기에 벌여 있네. 안개와 놀과 빛나는 햇살로 채색된 자연의 아름다움은 마치 수놓은 비단을 펼쳐 좋은 듯하구나. 엊그제까지 검던 들이 봄빛으로 넘치는구나. (봄의 경치 가장 요약적으로 묘사함)

 

감  상 

A. 이웃 사람들에게 산수 구경(춘경→자연) 갈 것을 권유하고, 그 구체적 방법을 알려 주는 부분이다. 봄의 자연 속에서 들놀이도 하고 물놀이도 하며, 산나물도 캐고 낚시질도 하면서 봄을 즐기는 생활이 나타나 있다. 꾸밈없는 소박한 삶과 자연 속에 묻혀 사는 선인(先人)들의 생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B. 산(算) 가지를 놓아 가며 그늘 아래서 술을 마시며 즐기는 속에 소탈하고 얽매이지 않는 작자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자연에 묻혀 풍류 생활을 즐기는 것은 자연 친화적인 태도를 지닌 옛 선인들의 삶의 모습이 반영된 것이리라.

 

C. 아름다운 춘경 속에서 자연과 동화되어 술을 마시면서 자신이 무릉 도원과 같은 선경(仙境)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노래한 부분이다. 지은이가 사는 곳이 곧 선경(仙境), 이상향이라고 생각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신선이라 여기는 도선적 풍류를 엿볼 수 있다.

 

D. 봄빛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진달래꽃을 부여잡고, 작자는 산봉우리에 오른다. 그 곳에서 눈 아래 비단을 펼쳐놓은 듯한 안개와 빛나는 햇살에 채색된 마을과 들판의 봄 경치를 바라보며 자연에 몰입되어 있다. 마치 구름 속에 오른 신선이나 된 듯한 기분으로 춘경(春景)을 즐기는 작자의 풍모가 잘 그려져 있다.

 

▲ 結 詞 : 安貧 樂道

功名(공명)도 날 힝우고, 富貴(부귀)도 날 힝우니, 淸風明月(청풍 명월) 外(외)예 엇던 벗이 잇싶올고.  簞瓢陋巷(단표 누항)에 흣튼 혜음 아니 힝다.  아모타, 百年行樂(백년 행락)이 이만한딪 엇지힝리.  <불우현집(不憂軒集)>

 

전문 풀이 

공명도 나를 꺼리고 부귀도 나를 꺼리니, 아른다운 자연에 외에 어떤 것이 있겠는가? 소박하고 청진한 시골 생활에도 부귀와 공명과 같은 번거로운 생각을 아니 하네. 아무튼 한평생 자연을 벗하여 욕심 내지 않고 즐겁게 지내는 일이 이만하면 족하지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감  상 

결사로서 지은이의 안빈낙도하는 삶의 자세낙천적인 인생관이 잘 나타난 부분이다. 부귀·공명 따위의 세속적인 삶에 대한 미련이 없이 자연을 벗하여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도선적 풍류와 은일지사로서의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

 

 

  면앙정가( 仰亭歌)

       

● 핵심 정리 :

▶ 작자 : 송순(宋純)

▶ 연대 : 중종 19년(1524)

▶ 형식 : 가사(歌辭). 4·4(3·4)조를 기조로 한 4음보 연속체.

   성격 : 양반 가사. 은일 가사(隱逸歌辭), 서정 가사(抒情歌辭)

   표현 : 활유, 의인, 직유, 은유, 대구, 열거, 과장, 대조, 반복, 생략 등 다양한 수법 동원.

▶ 짜임 : 起 承 轉 結의 4단 구성.

▶ 제재 : 면앙정( 仰亭)의 자연의 승경(勝景)

▶ 내용 : 면앙정( 仰亭)이 있는 제월봉(霽月峰)의 형세와 면앙정의 모습을 그린 다음, 그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를 근경(近景)에서 원경(遠景)으로 묘사하고 춘 하추 동(春夏秋冬) 사시(四時)의 계절 변화에 따라 짜임새 있게 묘사하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절경(絶景)에서 묻혀 노니는 지은이의 호방한 정회(情懷)를 노래하였다.

▶ 주제 : 대자연 속에서의 풍류와 군은(君恩)

▶ 출전 : 필사본 <雜歌>

▶ 의의 : 강호가도(江湖歌道)를 확립한 노래로, 정극인의 '상춘곡'의 계통을 잇고, 정철의 '성산별곡(星山別曲)'에 영향을 주었다.

 

● 작품 감상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은일 생활(隱逸生活)을 노래한 것으로 자연에서 얻어지는 흥취를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읊고 있다.

'면앙정가'는 송순이 늦게까지 벼슬하다가 만년에 치사귀향(致仕歸鄕)하여 향리인 전남 담양의 제월봉 아래에 면앙정( 仰亭)을 짓고, 여러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산수의 아름다움에 몰입하였는데, 그 때의 풍류 생활을 읊은 은일가사(隱逸歌辭)이다. 호남 가단(湖南歌壇)을 처음 마련했으며, 도리(道理)보다 풍류를 더 사랑했던 지은이는 '상춘곡'에서 본을 받고 '성산별곡'에 영향을 준 이 작품을 지음으로써 강호가도(江湖歌道)를 확립했다. 유가(儒家)의 도리를 저버릴 수 없어 '이 몸이 이렁 굼도 亦君恩이샷다'라고 마무리지은 이 작품은 그 사상적 바탕을 자연 친화의 도교적 사상을 기저로 하고 있다. 도가 사상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인간이 자연과 일체(一體)를 이룸으로써 최고선(最高善)에 도달하고자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 참고

 ▶ '면앙정가( 仰亭歌)'의 문학사적 위치

이 작품은 가사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정극인(丁克仁)의 '상춘곡(賞春曲'에서 자연 친화의 사상을 이어받은 이 작품은 그 후 정철(鄭澈)의 '성산별곡(星山別曲)'과 '관동별곡'을 잇는 교량적 구실을 한다. 특히 이 작품이 이르러서 자연미(自然美)를 발견하고 자연의 흥취를 즐기는 정서가 본격적인 표현을 얻어 그 뒤에 두고두고 모범이 되며 많은 작품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을 듣고 있다.

 

 ▶ '면앙정가'에 대한 평

 ① '면앙정가'는 산천과 전야의 깊고 멀며 광활한 모양, 정자와 누대와 길들이 높고 낮으며 돌고 구부러진 모양, 그리고 사계(四季)의 아침 저녁 경치를 두루 서술한 것인데 모든 것이 샅샅이 적혀 있다. 한자어를 섞어 썼는데, 묘사가 극히 아름답다. 정말 볼 만하고 들을만한 작품이다. -심수경의 <견한잡록(遣閑雜錄)>

 ② 산수의 좋은 경치를 설진(說盡)하고 거기서 노는 즐거움을 늘어놓은 것으로, 그의 사금 속에는 호연지취(浩然之趣)가 있다. -홍만종의 <순오지(旬五志)>

 

 

 

● 본문 이해 및 감상

▶ 기(起) : 제월봉의 형세

无等山(무등산) 한 활기 뫼히 동다히로 버더 이셔,  멀리 힝쳐 와 霽月峯(제월봉)이 되여거다 無邊大野(무변 대야)의 므싶 짐쟉 힝노라.  닐곱 구빛 힝딪 움쳐 므득므득 버럿다 딪. 가온대 구빛다 굼긔 든 늘근 뇽이 선짜을 까 힝야 머리링 언쳐시니

● 주제 : 제월봉의 형세 :  늙은 용의 머리에 비유

● 낱말 풀이

 할기 : 활개[肢]. 여기서는 산의 줄기.    * '활기 뫼히'는 '지맥(地脈)'이란 뜻.

 동다히로 : 동쪽으로. '다히'는 '편, 쪽'이란 뜻의 명사.

 힝쳐 와 : 떼어 버리고 나와. 떨어내 버리고 나와.

 霽月峰(제월봉) : 전남 담양에 있는 산. 이 산 아래 석림정사(石林精舍)와 면앙정 ( 仰亭)이 있음.

 無邊大野(무변 대야) : 끝없이 넓은 들판. 힝딪 : 한데. 한 곳에.

 움쳐 : 움치리어.  움치다.

 므득므득 : 무더기무더기. 우뚝우뚝.

 버럿다 : 별려 놓은. 벌린.

 굼긔 : 구멍에. '구무'의 ㄱ곡용어. 구무의>빛의>굼긔

 

● 구절 연구

 멀리 힝쳐 와 霽月峰(제월봉)이 되어거다

 광주 무등산을 멀리 떼어 버리고 제월봉이 되었다는 것으로, 제월봉의 근원을 밝힌 부분.

 므싶 짐쟉 힝노라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무슨 속셈으로. 주체는 제월봉으로 의인화된 표현이다.

 닐곱 구빛 힝딪 움쳐 므득므득 버럿다 딪

일곱 굽이의 제월봉 봉우리가 한 곳에 움치리어 우뚝우뚝 솟은 듯하다는 것으로, 제월봉의 형세를 직유법으로 밝혔다.

 

 전문 풀이

무등산 한 줄기 산이 동쪽으로 뻗어 있어, (무등산을) 멀리 떼어 버리고 나와 제월봉이 되었거늘, 끝없는 넓은 들에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일곱 굽이가 한데 움치리어 우뚝우뚝 벌여 놓은 듯, 그 가운데 굽이는 구멍에 든 늙은 용이 선잠을 막 깨어 머리를 얹혀 놓은 듯하며,

 

Ⅱ. 너링바회 우힝 松竹(송죽)을 헤혀고 亭子(정자)링 언쳐시니 구름 팅 靑鶴(청학)이 千里(천 리)를 가리라  두 다래 버렷다 딪.

● 주제 : 면앙정의 모습.   날개 편 청학에 비유

● 낱말 풀이

  너링바회 : 너럭바위. 넓고 평평한 바위.

  헤혀고 : 헤치고. '헤힝다. 헤혀다. 헤티다'

다래 : 날개. 다개>다애>다래(ㄱ탈락) → 면앙정의 지붕을 말함

● 전문 풀이

넓고 편편한 바위 위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헤치고 정자를 앉혀 놓았으니, 마치 구름을 탄 푸른 학이 천 리를 가려고 두 날개를 벌린 듯하다.

 

▶ 承 : 면앙정의 승경(勝景)

玉泉山(옥천산) 龍泉山(용천산) 다린 믈이 亭子 압 너븐 들힝 올올히 펴진 드시 넙힝든 기노라 프르거든 희디마나, 雙龍(쌍룡)이 뒤트다 딪 긴 깁을 칭 폈다 딪 어드러로 가노라 므싶 일 빛얏바  딪다 딪 힝로다 딪 밤다즈로 흐르다 딪

 주제 : 시냇물의 가경(佳景) [근경(近景)] 쌍룡 시냇물의 비유

● 낱말 풀이

  올올히 : 부지런히 힘써 그치지 않는 모양[勤勉不止貌]. 끊임없이. 우뚝우뚝.

  넙힝든 기노라 : 넓거든 길다고(하지 말고). 넓거든 길지 말거나.

칭 폈다 딪 : 가득하게 펼쳐 놓은 듯. 쭉 펼쳐 놓은 듯.

  빛얏바 : 바빠.

  ① 빛야다 : ① (재촉하다:동사) 빛얏브다(바쁘다:형용사)   ② 힝야다 = 힝아다. 바야다.

● 구절 연구

ㅇ 넙힝든 기노라 프르거든 희디마나 ;

넓으면서 길게 뻗혀 있는 듯하며, 푸르면서 희듯한 시냇물을 대구법과 대조법을 구사하여 표현한 것으로, 정철의 관동별곡에 '날거든 뛰디마나 섯거든 솟디마나', '맑거든 조치마나 조커든 맑지마나' 등에 그대로 나타난다.

ㅇ  雙龍(쌍룡)이 뒤트다 딪 긴 깁을 칭 폈다 딪

두 마리 용이 몸을 뒤트는 듯하고, 긴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니. → 쌍룡, 비단 (시냇물의 비유적 표현)

 

● 전문 풀이

옥천산, 용천산에서 내리는 물이 정자 앞 넓은 들에 끊임없이 (잇달아) 퍼져 있으니, 넓거든 길지나, 푸르거든 희지나 말거나(넓으면서도 길며 푸르면서도 희다는 뜻), 쌍룡이 몸을 뒤트는 듯, 긴 비단을 가득하게 펼쳐 놓은 듯, 어디를 가려고 무슨 일이 바빠서 달려가는 듯, 따라가는 듯 밤낮으로 흐르는 듯하다.

 

므조친 沙汀(사정)은 눈까치 펴졌거든 어즈러온 기러기다 므스거슬 어르노라

안즈락 다리락 모드락 흣트락 蘆花(노화)를 싶이 두고 우러곰 좃니다뇨.

 

● 주제 : 기러기의 교태(嬌態) [근경(近景)]

● 낱말 풀이

  므조친 : 물따라 벌여 있는. 물가로 밀린.

  사정(沙汀) : 물가의 모래밭.

  어르노라 : 통정(通情)하려고.

  안즈락 다리락 : 앉았다가 내려갔다가.

  모드락 흣트락 :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노화(蘆花) : 갈대꽃.

  우러곰 : 울면서.

  좃니다뇨 : 따라 다니느냐? 좇[從]+니[行]>좃니(합성 동사 어간)+다뇨(의문형)

 

● 전문 풀이

물 따라 벌여 있는 물가의 모래밭은 눈같이 하얗게 펴졌는데, 어지러운 기러기는 무엇을 통정(通情)하려고 앉았다가 내렸다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갈대꽃을 사이에 두고 울면서 서로 따라 다니는고?

 

    너븐 길 밧기오 긴 하다 아링 두르고 힝짜 거슨 뫼힌가 屛風(병풍)인가 그림가 아닌가.

 노픈 딪 다즌 딪 근다 딪 닛다 딪 숨거니 뵈거니 가거니 머물거니 어즈러온 가온딪 일흠 다 양힝야 하다도 젓티 아녀 웃독이 셧다 거시 秋月山(추월산) 머리 짓고  龍龜山(용구산) 夢仙山(몽선산) 佛臺山(불대산) 魚登山(어등산) 湧珍山(용진산) 錦城山(금성산)이 虛空(허공)에 버러거든 遠近(원근) 蒼崖(창애)의 머믄 것도 하도 할샤.

● 주제 : 산봉우리의 승경(勝景) [원경(遠景)] 병풍 산봉우리의 비유

 

● 낱말 풀이

  밧기오 : 밖이요. 밧(ㄱ곡용어)+ㄱ(첨입음)+이오(서술격) 근다 : 끊어지는.

  일흠 다 : 이름이 난. 유명한.  젓티 : 두려워하지. (기)제다.

  蒼崖(창애) : 푸른 언덕.  하도 할샤 : 많기도 많구나.

● 구절 연구

하도 할샤.

'많기도 많구나'의 뜻으로, '하기도 할샤'의 생략형. ' 도(감탄 보조사) ㄹ샤(감탄형)'의 관용구는 원래 형용사에만 사용되며, ' 하기도 하구나'의 뜻을 나타낸다.

 

● 전문 풀이

넓은 길 밖, 긴 하늘 아래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그림인가, 아닌가.(아름다운 산봉우리들의 형세 묘사) 높은 듯 낮은 듯, 끊어지는 듯 잇는 듯, 숨기도 하고 보이기도 하며, 가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며, 어지러운 가운데 유명한 체하여 하늘도 두려워하지 않고 우뚝 선 것이 추월산 머리 (가장 높은 봉우리) 삼고, 용구산, 몽선산, 불대산, 어등산, 용진산, 금성산이 허공에 벌어져 있는데, 멀리 가까이 푸른 언덕에 머문 것(펼쳐진 모양)도 많기도 많구나.

 

▶ 전(轉) : 면앙정 사시의 가경(佳境)

흰구름 브흰 煙霞(연하) 프르니다 山嵐(산람)이라.  千巖(천암) 萬壑(만학)을 제 집을 삼아 두고 나명셩 들명셩 일힝도 구다지고.  오르거니 다리거니 長空(장공)의 힝나거니 廣野(광야)로 거너거니프르락 블그락 여트락 디트락  斜陽(사양)과 섯거디어 細雨(세우)조차 힝리난다.

● 주제 : 면앙정의 춘경(春景)

  구름, 煙霞, 山嵐, 細雨

● 낱말 풀이

  브흰 煙霞(연하) : 뿌연 안개와 놀.

  프르니다 : 푸른 것은.   프르(어간)+ㄴ(관형사형)+이(의존 명사)+다(보조사)

山嵐(산람) : 산 아지랭이.

  나명셩 들명셩 : 나며 들며.   일힝도 : 아양도. '일힝>이링(ㅎ탈락)'

  거너거니 : 건너거니.    섯거디어 : 섞이어. 섞어져.

● 구절 연구

ㅇ 나명셩 들명셩 일힝도 구다지고

나며 들며(들락날락하며) 아양도 떠는구나. '나명셩 들명셩'의 'ㅇ'은 음악성을 고려한 표기이다.

 

● 전문 풀이

흰 구름과 뿌연 안개와 놀, 푸른 것은 산 아지랭이다. 수많은 바위와 골짜기를 제 집을 삼아 두고. 나며 들며 아양도 떠는구나. 오르기도 하며 내리기도 하며 넓고 먼 하늘에 떠나기도 하고 넓은 들판으로 건너가기도 하여, 푸르락 붉으락, 옅으락 짙으락 석양에 지는 해와 섞이어 보슬비마저 뿌리는구나.

 

籃輿(남여)링 빛야 팅고 솔 아링 구븐 길노 오며 가며 힝다 적의  綠楊(녹양)의 우다 黃鶯(황앵) 嬌態(교태) 겨워 힝다고야. 나모 새 짜짜지어 綠陰(녹음)이 얼린 적의 百尺(백 척) 欄干(난간)의 긴 조으름 내여 펴니 水面(수면) 凉風(양풍)이야 긋칠 줄 모르다가.

 

● 주제 : 하경(夏景) 黃鶯, 綠陰, 凉風

● 낱말 풀이

  籃輿(남여) : 뚜껑이 없는 가마.  빛야 : 재촉하여.  黃鶯(황앵) : 노란 꾀꼬리.

 나모 새 : 나무와 억새풀. 또는 나무 사이.  

짜짜지어 : 가득하여. 우거져. '짜다'는 '없어지다, 빈번하다'의 뜻.  

얼링 : 엉긴. '얼읜'의 오철. 기본형은 '얼의다(엉기다)'임.

凉風(양풍) : 서늘한 바람.

 

● 구절 연구

 나모 새 짜짜지어 綠陰(녹음)이 얼링 적의

녹음이 짙어 나뭇잎으로 무성한 숲을 이룬 절경을 이르는데, '새'를 '사이'의 축약으로 보기도 하고 '억새풀'로 보기도 하며, '樹竹兮參錯'으로 한역된 것을 참작하여 '대'의 오기(誤記)로 보기도 한다.

 

● 전문 풀이

  뚜껑 없는 가마를 재촉해 타고 소나무 아래 굽은 길로 오며 가며 하는 때에, 푸른 버들에서 지저귀는 꾀꼬리는 흥에 겨워 아양을 떠는구나. 나무 사이가 가득하여(우거져) 녹음이 엉긴 때에 긴 난간에서 긴 졸음을 내어 펴니, 물 위의 서늘한 바람이야 그칠 줄 모르는구나.

 

즌 서리 힝딘 후의 산 빗치 錦繡(금수)로다.  黃雲(황운)은 힝 엇디 萬頃(만경)의 펴겨 디오. 漁笛(어적)도 흥을 계워 딪링 힝롸 브니다다.

 

 주제 : 면앙정의 추경(秋景)

  산빛, 黃雲, 漁笛

● 낱말 풀이

  즌 서리 : 된서리. 진서리.

  힝딘 : 걷힌.

  黃雲(황운) : '누렇게 익은 곡식'을 비유.

  萬頃(만경) : 넓은 들.

  펴거 디오 : 퍼져 있는고.

  브니난다 : 불고 있느냐. 계속 부느냐.

● 전문 풀이

 된서리 걷힌 후에 산빛이 수놓은 비단 물결 같구나. 누렇게 익은 곡식은 또 어찌 넓은 들에 퍼져 있는고? 고기잡이를 하며 부는 피리도 흥을 이기지 못하여 달을 따라 부는 것인가?

 

草木(초목) 다 진 후의 江山(강산)이 밑몰커다 造物(조물)리 헌싶힝야 氷雪(빙설)로 힝며내니 瓊宮瑤臺(경궁요대)와 玉海銀山(옥해은산)이 眼低(안저)의 버러셰라.

 乾坤(건곤)도 가잎열사 간 대마다 景(경)이로다.

 

● 주제 : 면앙정의 동경(冬景)

  氷雪, 瓊宮瑤臺, 玉海, 銀山

● 낱말 풀이

  밑몰커늘 : 묻혀 있거늘.  

  헌싶힝야 : 야단스러워.

  瓊宮瑤臺(경궁요대) : 아름다운 구슬로 꾸며놓은 궁궐과 대(臺). '눈에 덮힌 자연'을 비유한 말.

  玉海銀山(옥해은산) : 눈에 깔린 바다와 산.  

  버러셰라 : 벌여 있구나. 펼쳐졌구나.

  乾坤(건곤) : 하늘과 땅.

  가잎열사 : 풍성하구나. 넉넉하구나. 까힝멸다>까잎멸다>가잎열다.

 

● 전문 풀이

 초목이 다 떨어진 후에 강과 산이 묻혀 있거늘 조물주가 야단스러워 얼음과 눈으로 자연을 꾸며 내니, 경궁요대와 옥해은산 같은 눈에 덮힌 아름다운 대자연이 눈 아래 펼쳐 있구나. 자연도 풍성하구나.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경치로다.

▶ 결(結) : 풍류의 생활

人間(인간)잎 힝나와도 내 몸이 겨를 업다. 이것도 보려 힝고 져것도 드르려코 빛링도 혀려 힝고 딪도 마즈려코 밤으란 언제 줍고 고기란 언제 낙고 柴扉(시비)란 뉘 다드며 딘 곳츠란 뉘 쓸려뇨. 아칭이 낫브거니 나조힝라 슬흘소냐. 오다리 不足(부족)커니 來日(내일)리라 有餘(유여)힝랴. 이 뫼힝 안자 보고 뎌 뫼힝 거러 보니  煩勞(번로)한 밑잎의 빛릴 일이 아조 업다. 쉴 사이 업거든 길히나 젼힝리야. 다만 한 靑藜杖(청려장)이 다 므듸여 가노밑라.

● 주제 : 자연을 즐기는 풍류 생활.  자연을 완상(玩賞)하느라 겨를이 없음.

● 낱말 풀이

  人間(인간) : '人生世間(인생 세간)'의 준말. 인간 세상. 속세.

  혀려 힝고 : 끌어당기려 하고.   낫브거니 : 부족한데. 나쁘다고 해서.

  나조힝라 : 저녁이라고. 저녁에도.  煩勞(번로)한 : 번거로운.

  젼힝리야 : 전하겠는가.            

  靑藜杖(청려장) : 명아주 대로 만든 지팡이.

 

● 구절 연구

ㅇ 人間(인간)잎 힝나와도 내 몸이 겨를 업다.

번거로운 인간 세상을 떠나와도 자연을 완상(玩賞)하느라 이 몸이 겨를이 없다.

ㅇ 아칭이 낫브거니 나조힝라 슬흘소냐.

 (아름다운 자연을 완상할 시간이) 아침에도 모자라는데 저녁이라고 경치가 아름답지 아니할 것인가.

ㅇ 쉴 사이 업거든 길히나 젼힝리야.

 (자연을 완상하느라) 쉴 사이가 없는데, (이 아름다은 자연을 구경하러 올) 속세 사람들에게 길이나마 전해줄 틈이 있으랴.

 

● 전문 풀이

 인간 세상을 떠나와도 내 몸이 한가로울 겨를이 없다. 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 하고, 바람도 쏘이려 하고, 달도 맞으려고 하니, 밤은 언제 줍고 고기는 언제 낚으며, 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떨어진 꽃은 누가 쓸 것인가? 아침나절 시간이 부족한데 (자연을 완상하느라고) 저녁이라고 싫을소냐? (자연이 아름답지 아니하랴.) 오늘도 (완상할) 시간이 부족한데 내일이라고 넉넉하랴? 이 산에 앉아 보고 저 산에 걸어 보니 번거로운 마음이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은 버릴 것이 전혀 없다. 쉴 사이가 없는데 (이 아름다운 자연을 구경하러 올) 길이나마 전할 틈이 있으랴. 다만 하나의 푸른 명아주 지팡이가 다 못 쓰게 되어 가는구나.

 

 술이 닉어거니 벗지라 업슬소냐. 블다며 팅이며 혀이며 이아며 온가짓 소링로 醉興(취흥)을 빛야거니 근심이라 이시며 시링이라 브트시랴.

 누으락 안즈락 구브락 져츠락 을프락 하람힝락 노혜로 놀거니 天地(천지)도 넙고넙고 日月(일월)도 한가힝다.

 羲皇(희황) 모링러니 이적이야 긔로고야 神仙(신선)이 엇더턴지 이 몸이야 긔로고야.

 

● 주제 : 취흥에 젖어 태평성대 구가(謳歌)  술과 벗, 음악과 시

● 낱말 풀이

  블다며 : 부르게 하며.                      

  팅이며 : (악기를) 타게 하며.

  이아며 : 흔들며.                        

  브트시랴 : 붙었으랴.

  하람힝락 : 휘파람 불며.                    

  노혜로 : 마음 놓고. 거리낌 없이.

  희황(희황) : 복희 황제(복희황제). 여기서는 '태평성대"

  모링러니 : 모르더니. 모르고 지내더니.   이적이야 : 이 때야말로.

  엇더턴지 : 언떤 것인지 몰랐는데.

  긔로고야 : 그것이록스나. 그 때로구나.

 ● 구절 연구

ㅇ 블다며 팅이며 혀이며 이아며

 (노래를) 부르게 하며, (악기를) 타게 하며, 끌어당기게 하며, 흔들며.

ㅇ 누으락 안즈락 구브락 쳐즈락 을프락 하람힝락

 '락'이란 반복형 어미를 사용한 열거법으로 지은이의 취흥(醉興)을 나타낸다.

 

● 전문 풀이

 술이 익었거니 벗이 없을 것인가. 노래를 부르게 하며, 악기를 타게 하며, 악기를 끌어당기게 하며, 흔들며 온갖 아름다운 소리로 취흥을 재촉하니, 근심이라 있으며 시름이라 붙었으랴. 누웠다가 앉았다가 구부렸다 젖혔다가, 시를 읊었다가 휘파람을 불었다가 하며 마음 놓고 노니, 천지도 넓고 넓으며 세월도 한가하다. 복희씨의 태평성대를 모르고 지내더니 이 때야말로 그것이로구나.(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감) 신선이 어떻던가 이 몸이야말로 그것이로구나.

 

 江山風月(강산 풍월) 거다리고 내 百年(백 년)을 다 누리면 岳陽樓(악양루) 샹의 李太白(이태백)이 사라오다. 浩蕩(호탕) 情懷(정회)야 이에서 더힝소냐.

● 주제 : 호연지기(浩然之氣)

● 낱말 풀이

  江山風月(강산풍월) : 아름다운 자연. 제유법.

  浩蕩(호탕) 情懷(정회) : 넓고 끝없는 정다운 회포. → 호연지기

  이에서 : 이보다. '에서'는 비교를 나타내는 비교격.

● 전문 풀이

 江山 風月 거느리고 (속에 묻혀) 내 평생을 다 누리면 악양루 위에 이백이 살아온다한들 넓고 끝없는 정다운 회포야말로 이보다 더할 것인가.(더하지 않다)

 

 이 몸이 이렁 굼도 亦君恩(역군은)이샷다.

● 주제 : 군은(君恩)

● 낱말 풀이

  이렁 굼도 : 이렇게 지내는 것도. 이러함도.

● 전문 풀이

 이 몸이 이렇게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 결(結) 감상 :

면앙정에서 풍류 생활을 노래하면서도 '역군은(亦君恩)'이라고 함으로써, 유학자로서 본연의 자세를 나타내어 강호가도(江湖歌道)를 확립한 대표작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으며, 낙구(落句)의 형식은 시조의 종장 형식을 그대로 취하고 있어 당대의 일반에게 보편화된 시조 형식이 그대로 가사 문학에 투영(投影)된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

 

관동별곡(關東別曲)

 

 작품 해설

조선 시대 가사 문학의 제 1인자로 꼽히는 정철의 대표작으로, 그가 강원도 관찰사를 제수받아 부임하는 도중의 여정, 관동 지방의 뛰어난 풍물을 둘러보고 그 경치와 그에 얽힌 고사(故事) 등을 적은 가사이다. 독창적이고 서정적인 기행 가사로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가사 문학의 백미(白眉)이다.

 핵심 정리

▶ 형식 : 양반 가사. 295구의 기행 가사

▶ 연대 : 선조 13년(1580년). 45세 때

▶ 문체 : 가사체, 운문체, 화려체

▶ 내용 : ① 부임 여정, 금강산 유람. 관동 팔경 유람

② 연군지정, 애민 사상을 토로한 서사시

▶ 운율 : 3·4조 4음보의 연속체

▶ 주제 : 금강산, 관동 팔경의 절승에 대한 감탄과 연군지정 및 애민 사상

▶ 배경 사상 : ①충의(유교) 및 애민 사상 ②신선 사상(도교)

▶ 표현상의 특징 :  

   ①적절한 감탄사, 대구법, 생략법 등을 사용한 탄력이 넘치는 문장

   ②명쾌 , 화려하고, 섬세, 우아하며 활달하고 낭만적이어서, 작가의 호방한 기상이 드러남

   ③ 표기법 : 숙종 때

▶ 의의 : ① 새로운 시경(詩境)과 시상(詩想)을 창조한 대표적 가사 문학

         ②시풍이 호방하고 언어 기교가 뛰어남

▶ 출전 : 송강가사(松江歌辭)  <이선본(숙종 16년 1690년> 17세기 말 표기법

▶ 지은이 : 정철(1536--1593) 조선 조 선조(宣祖) 때의 문신(文臣), 시인. 자는 계함(季涵), 호는 송강(松江), 시호는 문청(文淸). 27세에 문과에 급제하였고, 45세에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하였다. 관찰사 재임 중 '관동별곡', 단가(短歌)인 '훈민가' 등을 지었다. 50세에 퇴임하여 창녕에 살면서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을 지었으며, 저서에 (송강 가사 2권 I책과 문집 11권 7책이 있다.

▶ 송강 가사에 대한 평가

1. 이수광의 지봉유설 : 아국가(我國家) ……, 정철소작최선(鄭澈所作最善) ……, 성행어후세(盛行於後世)

2. 흥만종의 순오지 : …… 신악보지절조야(信樂譜之絶調也)

3. 김만중의 서포만필 : 송강 관동별곡 전후미인가 내아동지이소 자고좌해 진문장 지차삼편(松江 關東別曲 前後美人歌 乃我東之離騷 自古左海 眞文章 只此三篇)

※ 이소(離騷) : 초나라 굴원의 대표적인 이별가

▶글의 짜임 : 기-승-전-결의 4단 구성

관찰사 부임과 관내 순력 내금강 유람     외 , 태금강과 등해안 유람 작자의 풍류
ㅇ 강원도 관찰사로 배명, 원주 부임            
ㅇ 환내 순력과 관찰사로서의 포부              
 
ㅇ 만폭동과 금강대      
ㅇ 진헐대에서의 조망    
ㅇ 개심대에서의 조망    
 화룡소에서의 감회,
 십이폭포의 장판            
ㅇ 동해안 관동 팔경 유람
ㅇ 동해→총석정→삼일포→
의상대→ 경포→죽서루→
망양정                
 
 ㅇ 동해의 달맞이    
 ㅇ 꿈속의 선연→적선이 됨
 
 
 

▶ 서사

江강湖호애 病병이 깁퍼 竹듀林님의 누엇더니, 關관東동 八팔百빛 里니에 方방面면을 맛디시니, 어와 聖셩恩은이야 가디록 罔망極극힝다. 延연秋츄門문 드리딪라 慶경會회 南남門문 빛라보며, 下하直직고 믈너나니 玉옥節졀이 알하 셧다.

平평丘구驛역 밑을 까라 黑흑水슈로 도라드니, 蟾셤江강은 어듸메오, 雉티岳악이 여긔로다. 昭쇼陽양江강 다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孤고臣신去거國국에 白빛髮발도 하도 할샤. 東동州쥣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힝니,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峰봉이 힝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 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다다, 몰잎다다.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까팅시고. 汲급長더孺유 風풍彩칭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요지] 창평에 은거하던 중, 임금의 은혜로 강원도 관찰사가 되어 원주에 부임한 뒤 관내를 순력하면서 연군지정, 우국지정, 인생 무상, 선정(善政)의 포부 등을 읊었다.

전문 풀이 

고치지 못할 정도의 병처럼 자연을 너무 사랑하여 창평에 은거하여 한가로이 지내는데 800 리나 되는 강원도 판찰사의 직분을 맡기시니, 아, 임금의 은혜야말로 더욱더 끝이 없구나. 연추문으로 달려들어가 경회루의 남문을 바라보면서 임금님께 작별을 고하고 물러나니 벌써 부임 준비가 되어 있구나. 양주역에서 말을 갈아 타고 여주로 돌아 들어가니, 섬강이 어디인가 여기가 원주로구나.

소양강에 흐르는 물은 어디로 흘러가는가?(소양강은 흘러흘러 임금이 계신 한양으로 흐르는구나) 임금과 이별하고 한양을 떠난 외로운 신하는 나라 걱정에 흰 머리만 늘어가는구나. 철원에서 밤을 겨우 지새고 북관정에 오르니, 임금이 계신 한양의 삼각산 제일 높은 봉우리가 보일 것만 같구나. 태봉국 궁예왕의 대궐터에서 지저귀는 무심한 까막까치는 나라의 흥망을 알고 우는가, 모르고 우는가? 이 곳의 지명이 옛날 중국 한 나라의 회양 땅과 마침 같으니, 회양 태수로 선정을 베풀었던 급장유의 풍채를 이 곳에서 다시 볼 것인가.

 

營영中듕이 無무事싶힝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힝裝장을 다 힝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팅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니, 銀은 까팅 무지게, 玉옥 까팅 龍룡의 초리, 섯돌며 힝다 소링 十십里리의 짜자시니, 들을 제다 우레러니 보니다 눈이로다.

金금剛강臺딪 밑 우層층의 仙션鶴학이 삿기 치니, 春츈風풍 玉옥笛뎌聲셩의 첫짜을 힝돗던디, 縞호衣의玄현裳샹이 半반空공의 소소 힝니, 西셔湖호 노 主쥬人인을 반겨셔 넘노다 딪.

 

[요지] 관내가 무사한 호시절 삼월에, 경쾌한 차림으로 내금강의 백천동을 지나 만폭동 폭포의 장관을 구경하고 금강대 위를 나는 학을 보니 신선이 된 듯하다.

 

전문 풀이 

관내(감영)가 무사하고 호시절 삼월에 화천 시내길은 풍악(금강산)으로 뻗어 있다. 여장을 간편히 꾸리고 좁은 산길에 지팡이를 짚고, 백천동을 지나서 만폭동 계곡에 들어가니, 무지개처럼 아름답고, 용의 꼬리처럼 고운 폭포가 섞여 떨어지는 웅장한 소리가 십 리 밖까지 울려 퍼졌으니, 멀리서 들을 때에는 천등소리 같더니,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흰 눈처럼 흩날리는구나.

 금강대 꼭대기 위에 학이 새끼를 치니, 옥피리 소리 같은 봄바람에 선잠을 깨었던지, 흰 저고리, 검은 치마를 입은 듯한 학이 공중에 높이 솟아오르니, 서호의 옛 주인인 임포를 반기는 듯, 나를 반겨서 노는 듯하구나.

▷ 어구 풀이

ㅇ영듕이 무싶힝고

감영(監營) 안이 별다른 일이 없이 태평하고 선정(善政)을 과시한 말이다. 목민관으로서 유람길에 오르는 것에 대한 변명에 가깝다.

ㅇ시절이 삼월인 제, 화쳔 시내길히 풍악으로 버더 잇다.

 화천 시내길을 따라가면 풍악의 경관이 나타날 것이란 뜻으로, 노정(路程)을 시각적으로 제시했다. '풍악(風岳)이란 금강산의 가을 명칭으로, 그 아름다운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의도적 사용으로 볼 수 있다.

ㅇ힝장을 다 힝티고 셕경의 막대 디퍼

간편한 옷차림을 하고 지팡이를 짚어 가며

ㅇ★은까팅 무지게, 옥 까팅 룡의 초리 :

  아름답고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의 장관을 묘사했다. '룡의 초리' '무지게'의 원관념은 폭포(은유법, 직유법. 대구법)이고, '은', '옥'은 순수성, 고결성을 함축하고 있다.

ㅇ★들을 제다 우레러니 보니르 눈이로다. :  

골 밖에서 들었을 때는 우레가 치는 듯하더니, 직접 와서 보게 되니 흰눈이 쏟아지는 듯하구나. 시각적 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를 모두 사용하여 조화를 이룬 묘사이다. 우레→폭포 소리(청각), 눈→폭포(시각). '눈'은 '은',  '옥'과 동질적인 이미지이다. (은유법, 대조법, 대구법 )

ㅇ셔호 노 쥬인을 반겨서 넘노다 딪

학이 송강 자신을 서호(西湖)의 옛 주인인 임포(林逋)인 줄 알고 반기며 반공에 솟아 너울너울 환영의 깃을 친다는 말로 작가 자신을 은근히 신선에 비겨 과시하고 있다.

小쇼香향爐노 大대香향爐노 눈 아래 구버보고, 正졍陽양寺싶 眞진歇헐臺딪 고텨 올나 안짜마리, 廬녀山산 眞진面면目목이 여긔야 다 뵈다다. 어와, 造조化화翁옹이 헌싶토 헌싶힝샤. 다거든 힝디 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芙부蓉용을 고잣다 딪, 白빛玉옥을 믓것다 딪, 東동溟명을 박칭다 딪, 北북極극을 괴왓다 딪. 놉흘시고 望망高고臺딪, 외로올샤 穴혈望망峰봉이 하다의 추미러 므싶 일을 싶로리라 千쳔萬만劫겁 디나딪록 구필 줄 모링다다. 어와 너여이고, 너 까팅니 힝 잇다가.

 

 

[요지] 진헐대에서 금강산의 만 이천 봉을 바라보터, 다기다양한 산세가 수려하고, 망고대, 혈망봉의 기세는 지조를 지키는 나의 모습 같구나.

[표현] 1. 일반적 묘사에서 구체적 묘사로 2. '면앙정가'의 영향 : -거든. -마나, -딪  3. 대구, 직유, 활유로 금강산의 장관에 대한 감탄을 읊음

 

전문 풀이 

또 진헐대에 올라 크고 작은 봉우리를 바라 보니, 중국의 여산처럼 아름다운 금강산의 참모습이 여기에서 다 보이는 듯하구나. 아아, 조물주의 재주가 야단스럽구나. 금강산의 수많은 봉우리가 나는 듯 뛰는 듯, 우뚝 서 있는 듯 솟아 오르는 듯하니, 참으로 수려하구나. 연꽃을 꽃아 놓은 듯, 백옥을 묶어 놓은 듯, 동해 바다를 박차고 일어나는 듯, 북극을 바치고 있는 듯하다. 높이 솟은 망고대, 외로워 보이는 혈망봉은 하늘에 치밀어 무슨 일을 아뢰려고 수많은 세월이 지나도록 굽힐 줄을 모르느냐? 굳건히 지조를 지키는 이는 망고대, 혈망봉 너로구나. 너처럼 지조를 지키는 것이 또 있겠는가?

 

▶ 구절풀이

ㅇ 녀산 진면목이 여긔야 다 뵈다다.

소동파는 여산에서도 여산의 참모습을 못 보았다고 한탄했지만, 나는 진헐대 위에서 금강산의 참모습을 다 보게 되었구나.  녀산-금강산(은유법 )

ㅇ 다거든 힝디 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날거든 뛰지나 말거나, 섰거든 솟지나 말거나 할 것이지, 온통 산봉우리가 날고 뛰고 섰고 솟고 하네. 산봉우리의 변화 무쌍한 모습을 묘사한 말로 '-거든 -마나'는 송순의 '면앙정가'의 문체에서 영향을 받았다.(대구법, 대조법, 반복법, 활유 법)

ㅇ 부용을 고잣다 딪 ∼ 북극을 괴왓다 딪

연꽃을 꽃아 놓은 듯, 백옥을 묶어 놓은 듯 그렇게 수려하며, 동해 바다를 박차는 듯, 북극을 괴어 놓은 듯 그렇게 힘차다. 산봉우리들의 천태 만상의 기묘한 장관을 모사한 말이다.(부용, 백옥→ 산봉우리, 순수, 고결의 의미 함축) 북극은 중의적인 뜻으로 임금을 상징한다. (열거법, 직유법, 대구법, 활유법)

ㅇ 놉흘시고 망고딪, 외로올샤 혈망봉이

무정물(無情物)을 유정물(有情物)과 동일시하여 작자의 외로움과 의지와 절개를 은근히 내보이고 있다. 망고대, 혈망봉은 직간(直諫)하는 충신의 기개로, 작자 자신의 모습을 뜻한다. (대구법, 도치법, 의인법)

ㅇ 하다의 추미러∼ 구필 줄 모링다다.

산의 굳은 의지와 절개를 새삼 느껴 자신의 절의(節義)를 다짐하고 호소한 말이다. '하다'은 임금을 상징하는 말로 작자의 직간신(直諫臣)으로서의 풍모가 함축되었다.

 

 

開까心심臺딪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빛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峰봉을 歷녁歷녁히 혀여힝니 峰봉마다 밑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밑거든 조티마나, 조커든 밑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밑딪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체체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짜然연이 되연마다,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정도 有유情정힝샤.

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다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다 모링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힝힝야 져닷 말고. 어와 뎌 디위링 어이힝면 알 거이고. 오링디 못힝거니 다려가미 고이힝가.

 

 

전문 풀이

개심대에 다시 올라 중향성 봉우리를 바라보며, 만 이천 봉을 똑똑히 해아려 보니, 봉마다 맺혀 있고 끝마다 서린 기운, 맑거든 깨끗하지나, 깨꿋하거든 맑지나 말 것이지, 맑고 깨끗한 만 이천 봉의 수려함이여! 저 맑고 깨끗한 기운을 홑어 내어 뛰어난 인재를 만들고 싶구나. 산봉우리의 형상이 다양하기도 하구나. 천지가 창조될 때에 저절로 생성된 것이지만, 이제 와서 보니 조물주의 뜻이 깃들어 있구나. 비로봉 정상에 올라 본 사람이 누구인가?(비로봉 정상에 오르니, '동산에 올라 노나라가 작고,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다'고 한 공자님의 말씀이 생각나는구나.) 동산과 태산 어느 것이 비로봉보다 높단 말인가? 노나라가 좁은 줄도 우리는 모르는데, 넓고 넓은 천하를 공자는 어찌하여 작다고 했단 말인가? 아! 저 공자의 높고 넓은 정신적 경지를 어찌하면 알 수 있을 것인가? 오르지 못해 내려가는 것이 무엇이 이상할까?

 

▶ 구절 풀이

ㅇ★ 밑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밑디 마나.  

산 정기의 맑고 깨끗함을 강조한 것으로 산을 보면서 떠을린 이러한 '백색'의 이미지는 '성스러움, 고결, 승화' 등을 느끼게 하는 함축성을 가진다. 더 나아가 이러한 고결성의 바탕은 작자 자신이 그런 위치에 있음을 뜻한다.

ㅇ 뎌 괴운 흐터 내야 인걸을 밑딪고쟈.

저 깨꿋한 기운을 흩어 내어 난세(亂世)를 구할 인물을 만들고 싶구나. 당시 조정에 얽혀 있는 당쟁을 없앨 인물을 갈망하는 우국지정의 표현이다.

ㅇ 형용도 그지업고 톄세도 하도 할샤.

'형용'은 산의 정태(靜態), '톄세'는 동태(動態)를 말한 것으로, 산봉우리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나타낸다. (대구법, 영탄법)

ㅇ 텬디 삼기실 제 짜연이 되연마다 - 유정도 유정힝샤.

천지 만물이 처음 생겨날 때는 무심히 되었으련마는 이제 금강산에 와 산세를 보니 조물주의 깊은 뜻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구나.

ㅇ 동산 태산이 어다야 놉돗던고.

동산 태산이 비로봉과 비교하여 어느 것이 높던가? 비로봉의 높은 산세를 바라보며 공자의 고사를 연상했다. (설의법 )

ㅇ 어와, ★뎌 디위링 어이힝면 알 거이고.

아, 공자의 경지(호연지기)를 어찌하면 알 것인가. 안회(顔回)가 공자의 덕의 높고 큼은 아무리 하여도 미치지 못하겠다고 자탄(自歎)한 말과 관련된다.

 

圓원通통골 까다 길로 獅싶子짜峰봉을 칭자가니, 그 알하 너러바회 化화龍룡쇠 되여셰라. 千쳔年년 老노龍룡이 구빛구빛 서려 이셔, 晝듀夜야의 흘녀 내여 滄창海해예 니어시니, 風풍雲운을 언제 어더 三삼日일雨우링 디련다다. 陰음崖애예 이온 플을 다 살와 내여싶라.

磨마訶하衍연 妙묘吉길祥샹 雁안門문재 너머 디여, 외나모 힝근 딪리 佛블頂뎡臺딪 올라힝니, 千쳔尋심絶졀壁벽을 半반空공애 셰여 두고, 銀은河하水슈 한 구빛링 촌촌이 버혀 내여, 실까티 플텨이셔 뵈까티 거러시니, 圖도經경 열 두 구빛, 내 보매다 여러히라. 李니謫뎌仙션 이제 이셔 고텨 의논힝게 되면, 廬녀山산이 여긔도곤 낫단 말 못 힝려니.

 

 

[요지] 화룡소에 이르러 선정물 배풀어 가난한 백성율 구제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십이 폭포의 장관에 감탄하였다.

[표현] 연상 수법 : 화룡소-노룡-풍운-삼일우- 선정

 

전문 풀이 

원통골의 좁은 길로 사자봉을 찾아가니, 그 앞의 넓은 바위가 화룡소가 되었구나. 마치 천 년 묵은 늙은 용이 굽이굽이 서려 있는 것 같은 화룡소 물이 밤낮으로 흘러내려 넓은 바다에 이었으니, 비구름을 언제 얻어 흡족한 비를 내리려느냐? 그늘진 낭떠러지에 헐벗고 굻주린 백성을 다 살려 내려무나.

마하연, 묘길상, 안문재를 넘어 내려가 썩은 외나무다리를 건너 불정대에 오르니, (조물주가) 천길이나 되는 절벽을 하늘 가운데 세워 두고, 은하수 큰 굽이를 마디마디 잘라내어 실처럼 풀어서 베처럼 걸어 놓았으니, 도경에는 열두 굽이로 그려졌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보다 더 많아 보인다. 이태백이 지금 있어서 다시 의논하게 되면, 중국의 여산 폭포가 십이 폭포보다 아름답다는 말은 못 할 것이다.

▶ 구절 풀이

ㅇ千쳔年년 老노龍룡이 구빛구빛 서려 이셔

 감돌고 있는 화룡소의 물을 형용한 말로, 노룡은 송강 자신을 함축한다, (중의법)

ㅇ 風풍雲운을 언제 어더 ★三삼日일雨우링 디련다다.

용이 풍운(때)을 얻으면 바람과 구름을 타고 승천하여 조화를 부려 비를 내린다는 전설을 배경으로 한다. 화룡소-노룡(자신에 비유) *삼일우(백성에게 고루 베푸는 혜택 -善政) 

ㅇ ★음애예 이온 플을 다 살와 내여싶라.

그늘진 벼랑에 시튼 풀(헐벗고 굶주린 백성)을 다 살리어 내려무나. 작자 자신이 곧 위정자이며, 사회의 상층부에 속해 있는 책임감 속에 사유한 흔적을 드러낸다.   *음애예 이온 플 (중의법)

ㅇ 千쳔尋심絶졀壁벽을 半반空공애 셰여 두고,

천길이나 되는 높은 절벽을 허공에 세워 두고 폭포의 장관을 형성하게 된 높은 절벽을 묘사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ㅇ 銀은河하水슈 한 구빛링 촌촌이 버혀 내여, 실까티 플텨이셔 뵈까티 거러시니,

열두 단(段)으로 흐르는 십이 폭포가 마디마디 끊어져 베틀에 걸어 놓은 날실 모양으로 가지런하게 걸 려 있다는 말로, 십이 폭포의 장관을 사실적이면서도 기발하게 표현하였다.

*실까티 플텨이셔: 폭포를 세밀히 말한 것.

* 뵈까티 거러시니 : 폭포를 원경으로 바라본 것.

*은하슈, 실, 뵈 : 폭포 (은유태, 직유 , 대구법)

 

山산中듕을 밑양 보랴, 東동海해로 가쟈싶라. 籃남輿여 緩완步보힝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힝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啼뎨鳥됴다 離니別별을 怨원힝다 딪, 旌졍旗긔를 힝티니 五오色싶이 넘노다 딪,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해雲운이 다것다 딪.

鳴명沙사길 니근 밑이 醉췽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힝 겻팅 두고 海힝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빛鷗구야 다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다.

金금 난窟굴 도라드러 叢총石셕亭뎡 올라힝니, 白빛玉옥樓누 남은 기동 다만 네히 셔 잇고야. 工공 슈의 셩녕인가, 鬼귀斧부로 다딪밑가. 구팅야 六뉵面면은 므어슬 象샹톳던고.

 

[요지] 내금강을 떠나 해금강으로 향하는 아쉬움과 명사십리 길에서의 흥취를 노래하고, 총석정에서 바라본 사선 봉의 신요한 형상에 경탄하였다.

 

전문 풀이 

내금강 경치만 보겠는가? 이제는 동해 바다로 가자꾸나. 남여를 타고 천천히 걸어서 산영루에 오르니, 눈부시게 반짝이는 푸른 시냇물과 여러 아름다운 소리로 우는 산새는 나와의 이별을 원망하는 듯하고(감정 이입) 깃발을 휘날리니, 오색 빛깔 넘나들며 노니는 듯하고, 북과 피리를 섞어 부니 바닷구름이 다 걷히는 것 같구나. 백사장 길에 익숙한 말이 취한 신선을 비스듬히 태우고, 바다를 옆에 끼고 해변의 해당화 핀 꽃밭으로 들어가니, 갈매기야 날지 말아라, 내가 너의 친구인 줄을 어찌 알고 날아가느냐?

 금난굴을 돌아들어서 총석정에 올라가니, 옥황 상제가 사는 백옥루의 기등이 네 개만이 서 있는 듯 아름답구나. 중국의 명장 공수가 만든 작품인가? 조화를 부리는 귀신의 도끼로 다등었는가? 구태여 육면으로 된 돌기둥은 무엇을 본떴는가?

 

▶구절 풀이

ㅇ 녕농 벽계와 수셩뎨됴다 니별을 원힝다 딪.

 반짝이는 시냇물과 여기 저기에서 우짖는 새는 이별을 원망하는 듯하다. 금강산을 떠나기가 아쉬운 심정을 시냇물과 새에 의탁한 감정 이입의 표현으로, 내금강 유람길에 올랐을 때의 '호의현샹(縞衣玄裳)이 반공의 소소 쓰니, 셔호(西湖) 넷 쥬인을 반겨서 넘노다 딪' 구절과 호응한다.

ㅇ 정긔를 힝티니 오싶이 넘노르다 딪  고각을 섯부니 힝운이 다 것다 딪

동해로 가는 상쾌한 마음을 나타낸 것으로 시각과 청각이 호응을 이뤄 위풍당당한 관찰사의 행차 광경을 대구적으로 표현하였다.

ㅇ 명사길 니근 밑이 취션을 빗기 시러, 바다힝 겻팅 두고 힝당화로 드러가니,  

명사 십리 해변을 따라 해금강으로 가는 대목이다. 자기가 비스듬히 탄 것을 말이 기우뚱하게 실은 것으로 뒤집어 표현하였으며, '취션'은 술에서뿐만 아니라 풍경, 홍취 등에 도취된 복합적 취흥(醉興)으로 도도해진 자신을 신선에 견준 것이다.

ㅇ ★빛구야 다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다

해당화가 핀 명사 십리에 백구들이 한가하게 놀고 있어, 백구를 벗하여 자연 속에 살고자 하니 반겨 달라는 뜻이다. 자연과 물아일체(物我一體)가 된 자연 친화의 감정을 표현했다.(문답법, 도치법)

ㅇ 구팅야 뉵면은 므어슬 샹톳던고  

사선봉(四仙峰)의 봉우리 모양이 육면 석주(六面石柱)와 같다는 데서 조화옹의 의도는 무엇을 본뜬 것일가? '뉵면'은 육합(六合), 즉 천지(天地)사방(四方)인 우주를 상징한 숫자다.

 

高고城셩을란 뎌만 두고 三삼日일浦포링 칭자가니, 丹단書셔다 宛완然연힝되 四싶仙션은 어딪 가니. 예 사흘 머믄 後후의 어딪 가 힝 머믈고. 仙션遊유潭담 永영郎냥湖호 거긔나 가 잇다가. 淸쳬澗간亭뎡 萬만景경臺딪 몃 고딪 안돗던고,

梨니花화다 빛셔 디고 졉동새 슬피 울 제, 洛낙山산東동畔반으로 義의相샹臺딪예 올라 안자, 日일出츌을 보리라 밤듕만 니러힝니, 祥샹雲운이 집픗다 동, 六뉵龍뇽이 바퇴다 동, 바다힝 힝날 제다 萬만國국이 일위더니, 天텬中듕의 티힝니 毫호髮발을 혜리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쳐의 머믈셰라. 詩시仙션은 어딪 가고 咳힝唾타만 나맛다니. 天텬地디間간 壯장한 긔별 짜셔히도 힝셔이고.

 

[요지]  삼일포에서 사선을 추모하고, 의상대에 올라 일출의 장판을 보면서 나라 일을 근심하였다.

(표현) 직유, 대구, 과장-일출 묘사 *참고 : 동명일기

 

전문 풀이 

고성을 저만큼 두고 삼일포를 찾아가니, 삼일포 남쪽 절벽에 영랑의 무리가 남석(南石)으로 갔다는 붉은 글씨는 뚜렷하게 남아 있는데, 이 곳을 유람한 사선(영랑, 남랑, 술랑, 안상)은 어디로 갔는가? 여기서 사흘을 머무른 후에 어디 가서 머물렀는가? 선유담, 영랑호 거기에 가 있는가? 청간정, 만경대 등 몇 군데에 앉아서 놀았던가?

배꽃은 벌써 지고 소쩍새가 슬피 울 때, 낙산사 동쪽 언덕 길을 따라 의상대에 올라 앉아, 일출을 보려고 한밤중쯤 일어나니, 상서로운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듯, 여섯 마리의 용이 해를 떠받치는 듯, 해가 바다에서 솟아오를 때에는 온 세상이 흔들리는 듯하더니, 하늘에 치솟아 뜨니 가는 터럭도 셀 수 있을 만큼 밝구나. 행여나 지나가는 구름이 해 근처에 머무를까 근심스럽구나.(간신의 무리가 임금의 총명을 가릴까 두렵다. 이태백의 시구 인웅) 이태백은 어디가고 시구만 남았느냐? 천지간 굉장한 소식이 자세히도 표현되었구나.

 

▷ 구절 풀이

ㅇ祥샹雲운이 집픗다 동, 六뉵龍뇽이 바퇴다 동

상서로운 구름이 짙게 피어나는 듯, 여섯 용이 옥반에 해를 받들어 떠받쳐 올리는 듯, 해가 막 솟아오르려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말이다.

ㅇ바다힝 힝날 제다 萬만國국이 일위더니

해가 바다에서 떠날 때는 온 세상이 흔들리는 듯 일렁이더니, 일출을 일정하지 않은 해면상의 공기층을 통하여 보게 되므로 시야의 모든 것이 동요되어 보이는 현상이다. 햇빛 이 눈에 황흘하게 어리는 모습을 과장해서 표현한 것이다.

ㅇ★天텬中듕의 티힝니 毫호髮발을 혜리로다

해가 공중으로 치솟아 뜨니 가느다란 터럭도 헤아리겠다. 해가 높이 솟아 온 세상이 환함을 나타낸 말로, 임금의 총명, 예지를 비유하고 있다.

ㅇ★아마도 녈구름 근쳐의 머믈셰라

아마도 지나가는 구름이 해의 근처에 머물러 광명을 가릴까 두려워라. '녈구름'은 간신배를 비유한 말로, 간신배들이 임금의 총명을 흐리게 할까 염려하여 한 말이다. 이백(李白)의 시구를 연상하여 인용한 것인데 '힝타(咳唾)' 해당하는 것이다. 우국지정을 표현했다.(풍유법 )

ㅇ詩시仙션은 어딪 가고 咳힝唾타만 나맛다니

시선 이백은 지금 없지만, 그가 남긴 시구는 후인에게 경각심을 일으킨다. 이백의 시에 대한 공명(功名)과 경탄(敬歎)을 나타냈다. 여기서 '힝타'는 '등금릉봉황대'의 '총위부운 능폐일[다 뜬 구름(간신)이 되어 능히 햇빛을 가리니], 장안불견 사인수[장안마저 볼 수 없어 사람으로 하여금 시름겹게 하는구료]를 가리킨다.

 

斜샤陽양 峴현山산의  텨 튠을 므니빛와 羽우蓋개芝지輪륜이 鏡경浦포로 다려가니, 十십里리 氷빙紈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 長더松숑 울흔 소개 슬킹장 펴뎌시니, 믈결도 자도 잘샤 모래링 혜리로다. 孤고舟쥬 解힝纜람힝야 亭뎡子짜 우힝 올나가니, 江강門문橋교 너믄 겨팅 大대洋양이 거긔로다. 從두容용한댜 이 氣긔像샹, 闊활遠원한댜 뎌 境경界계, 이도곤 까짜 딪 힝 어듸 잇닷 말고. 紅홍粧장 古고事싶링 헌싶타 힝리로다.

江강陵능 大대都도護호風풍俗쇽이 됴흘시고, 節졀孝효旌졍門문이 골골이 버러시니 比비屋옥可가封봉이 이제도 잇다 힝다. 眞진珠쥬館관 竹듀西셔樓루 五오十십川쳔 다린 믈이 太태白빛山산 그림재링 東동海힝로 다마 가니, 칭하리 漢한江강의 木목覓멱의 다히고져. 王왕程뎡이 有유限한힝고 風풍景경이 못 슬믓니, 幽유懷회도 하도 할샤, 客까愁수도 둘 듸 업다. 仙션 사링 힝워 내여 斗두牛우로 向향힝살가, 仙션人인을 칭짜려 丹단穴혈의 머므살가.

 

[요지] 경포에 이르러, 호수는 맑고 고요하며, 동해 바다가 넓고도 넓고. 강릉의 풍속은 태평 성대를 자랑하는구나. 오십천 흐르는 물에 임금 생각이 절로 나고, 나그네는 회포에 젖는구나.

 

전문 풀이 

저녁놀이 비껴드는 현산의 철쪽꽃을 이어 밟으면서, 신선이 타는 수레를 타고 경포로 내려가니, 십 리나 편쳐진 흰 비단을 다리고 다시 다린 것 같이 맑고 잔잔한 호수가 큰 소나무 숲 속에 둘러쌓여 펼쳐졌으니, 물결이 잔잔하여 물 속의 모래알까지도 헤아릴 수 있겠구나. 한 척의 배를 띄워 정자 위에 을라가니, 강문교 넘은 곁에 동해 바다로구나. 조용하구나, 이 경포 호수의 기상, 넘고 아득하구나, 저 동해 바다의 경계여. 경포 호수보다 아름다운 경치를 갖춘 곳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고려 우왕 때 박신과 홍장의 사랑이 야단스럽다고 하겠구나. 강릉 대도호부의 풍속이 좋구나. 효자, 충신, 열녀를 표창하는 붉은 문이 동네마다 널렸으니, 즐비하게 늘어선 집마다 벼슬을 줄 만하다는 요순 시대의 태평 성대가 이제도 있다고 하겠구나.

진주관(삼척) 죽서루 아래 오십천에 흘러내리는 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가니, 차라리 그 물줄기를 한강으로 돌려 서울의 남산에 대고 싶구나.(연군지정) 관리의 여정은 유한하고, 풍경은 싫지 않으니, 그윽한 회포가 많기도 많구나. 나그네의 시름도 달랠 길이 없구나. 신선이 타는 땟목을 띄워내여 북두성, 견우성으로 갈까? 신선을 찾으러 단혈에 머물러 버릴까?

 

▷구절 풀이

ㅇ 十십里리 氷빙紈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

주름살 하나 엄이 곱게 다려 놓은 듯한 경포 호수의 잔잔한 수면을 묘사한 것으로, 멀리서 바라보이는 호수의 수면을 비단에 비유하여 표현했다. (은유법)

ㅇ물결도 자도 잘샤 모래 링 혜리로다.

가까이서 본 경포 호수의 잔잔하고 맑은 수면을 묘사한 것이다. (반복법, 영탄법) 경포의 정밀미(靜謐美)와 동해의 활원한 모습을 대구적으로 나타냈다. (도치법, 영탄법, 대구법 )

ㅇ 太태白빛山산 그림재링 東동海힝로 다마 가니, 칭하리 漢한江강의 木목覓멱의 다히고져.

아름다운 태백산의 풍경을 담은 오십천이 동해 쪽으로 흘러가는데, 차라리 그것을 임금님이 계신 한강의 남산으로 향하게 하고 싶다. 연군지정(戀君之情)의 표현이다.

ㅇ★★王왕程뎡이 有유限한힝고 風풍景경이 못 슬믓니, 幽유懷회도 하도 할샤, 客까愁수도 둘 듸 업다.

관원(官員)으로서 여정은 한계가 있고,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은 싫증나지 않으니 마음 속에 일어나는 그윽한 회포도 많구나. 위정자로서의 자신의 모습과 인간 본연의 모습 사이에서 갈등을 토로한 부분이다. 단순한 여정기가 아니라, 인간의 심층 심리적 갈등의 함축적인 표현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ㅇ 仙션 사링 힝워 내여 斗두牛우로 向향힝살가, 仙션人인을 칭짜려 丹단穴혈의 머므살가.

현실 도피적인 심정과 신선 사상이 반영되어 있다. '仙 (선사)'는 울진의 옛 이름으로, 중의법으로 쓰인 것이다.

 

▶ 홍장 고사

홍장은 고려 말 강릉의 名技(명기)로 당시의 감사 박신이 임기가 되어 서울로 올라가려 할 때, 부사가 경포에 뱃놀이를 차려 홍장으로 하여금 선녀로 변장하게 하여 박신을 현혹하게 하였다는 고사.

天텬根근을 못내 보와 望망洋양亭뎡의 올은말이, 바다 밧근 하다이니 하다 밧근 므서신고. 까득 노한 고래, 뉘라셔 놀내관딪, 블거니 힝거니 어즈러이 구다디고. 銀은山산을 것거 내여 六뉵合합의 다리다 딪, 五오月월 長더天텬의 白빛雪셜은 므싶 일고. 져근덧 밤이 드러 風풍浪낭이 定뎡힝거다, 扶부桑상 咫지尺쳐의 明명月월을 기딪리니, 瑞셔光광 千쳔丈더이 뵈다 딪 숨다고야. 珠쥬簾렴을 고텨 것고, 玉옥階계링 다시 쓸며, 啓계明명星셩 돗도록 곳초 안자 빛라보니, 白빛蓮년花화 한 가지링 뉘라셔 보내신고. 일이 됴흔 世세界계 다대되 다 뵈고져.

流뉴霞하酒쥬 까득 부어 딪딪려 무론 말이, 英영雄웅은 어딪 가며, 四싶仙션은 긔 뉘러니, 아밑나 맛나 보아 노 긔별 뭇쟈 힝니, 仙션山산 東동海힝예 갈 길히 머도 멀샤.

 

[요지] 망양정에서 파도의 장관에 감탄하고, 밤이 되자 달맞이의 아름다운 경치를 온 백성과 같이 즐기며, 이태백, 사선과 더불어 옛날의 풍류를 즐기고 싶도다.

 

전문 풀이 하늘의 끝을 내내 보지 못하여 망양정에 오르니, (수평선 멀리) 바다 밖은 하늘인데, 하늘 밖은 무엇인가? 가뜩이나 성난 고래(파도)를 누가 놀라게 하기에, (물을) 불거니 뿔거니 어지럽게 구는 것인가? 은산(횐 물결)을 꺾어내어 온 세상에 흩뿌려 내리는 듯, 오월의 드높은 하늘에 백설(횐 포말)은 무슨 일인가?

잠깐 사이에 밤이 되어 바람과 파도가 가라앉거늘, 해 뜨는 곳 가까이(동해 바닷가)에서 밝은 달을 기다리니, 상서로운 달빛이 구름 사이로 보이는 듯 숨는구나. 구슬로 만든 발을 다시 걷고, 섬돌로 만든 층계를 다시 쓸며, 샛별이 돋아 오를 때까지 곧바로 앉아서 밝은 달을 바라 보니, 횐 연꽃 같은 달을 누가 보내셨는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다른 사람 모두에게 다 보이고 싶구나.(온 백성에게 고루고루 은혜를 베풀고 싶다는 선정의 포부) 신선주를 가득 부어 들고 달에게 묻는 말이, '영웅은 어디 갔으며, 사선은 그 누구인가.' 아무나 만나 보아 영웅과 사선의 옛 소식을 묻고자 하니, 선산이 있는 동해로 가는 길이 멀기도 멀구나.  

 

▷ 구절 풀이

ㅇ 까득 노한 고래, 뉘라셔 놀내관딪, 블거니 힝거니 어즈러이 구다디고.

성난 파도가 출렁이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고래-파도(은유법) *블거니 힝거니 -물보라( 활유법 )

ㅇ 銀은山산을 것거 내여 六뉵合합의 다리다 딪, 五오月월 長더天텬의 白빛雪셜은 므싶 일고.

 거칠게 높이 들끊어 오르는 흰 파도의 장관을 묘사하였다, '은산'의 원관념은 파도, '백설'의 원관념은 포말(泡沫)이나 물보라( 직유법, 은유법 )

ㅇ 瑞셔光광 千쳔丈더이 뵈다 딪 숨다고야.

달빛이 구름에 가리어 그늘이 길게 뻗 쳤다가 사라지고 하는 초조한 장면을 나타낸 것으로, '아마도 녈구름 근처의 머물세라'가 지닌 속뜻을 연상하게 한다.

ㅇ ★白빛蓮년花화 한 가지링 뉘라셔 보내신고.

한 송이 연꽃같이 회고 아름다운 달을 누구(조화옹을 염두에 두고 한 말)가 이 세상에 보내었는가, '빛년화'는 달의 비유다.(미화법, 은유법 ) 

ㅇ ★일이 됴흔 世세界계 다대되 다 뵈고져.

이렇게 좋은 망양정의 달밤의 경관을 모든 사람들에게 다 보이고 싶어라. 목민자(牧民者)로선 애민(愛民) 정신과 선정(善政)의 포부를 드러낸 표현이다.

ㅇ流뉴霞하酒쥬 까득 부어 딪딪려 무론 말이

아름다운 달을 보고 술을 마시는 흥취를 노래한 구절이다. '뉴하쥬'는 술을 미화한 것으로, 자신을 신선(神仙)에 비기고 있다.

 

松숑根근을 볘여 누어 픗짜을 얼픗 드니, 힝애 한 사링이 날딪려 닐온 말이,그딪링 내 모링랴, 上샹界계예 眞진仙션이라. 黃황庭뎡經경一일字짜링 엇디 그링 닐거 두고, 人인間간의 내려와셔 우리링 힝오다다. 져근덧 가디 마오. 이 술 한 잔 머거 보오. 北북斗두星셩 기우려 滄챵海힝水슈 부어 내여, 저 먹고 날 머겨다 서너 잔 거후로니, 和화風풍이 習습習습힝야 兩냥腋잎을 추혀 드니, 九구萬만里리 長더空공애 져기면 다리로다. 이 술 가져다가 四싶海힝예 고로다화, 億억萬만 蒼창生싶을 다 醉췽케 밑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힝 한 잔 힝쟘고야. 말 디쟈 鶴학을 팅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蕭쇼 소링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짜을 힝여 바다힝 구버보니, 기픗링 모링거니 까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천山산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딪 업다. <송강가사(松江歌辭) 이선본(李選本>

 

[요지] 소나무 아래에 누워 선잠을 자다가 꿈 속에서 신선을 만나 대작하면서 자신이 적선임을 깨달았으며, 잠을 깨니 밝은 달이 온 누리를 환하게 비치네.

[정서] 도교-신선 사상 : 우화등선(羽化登仙)-낭만적 기질

      유교- 애민 -선애후락(先愛後樂)-유교적 경세관

 

전문 풀이 

소나무 뿌리를 베고 누워 선잠이 얼핏 드니, 꿈 속에서 한 사람이 나에게 이르는 말이, "그대를 내가 모르겠느냐? 그대는 하늘 나라의 신선이다. 황정경 한 글자를 어찌하여 잘못 읽고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 우리를 따르는가? 잠깐만 가지 마오. 이 술 한 잔 마셔 보오." 북두 칠성 같은 국자를 기울여 동해 바닷물 같은 술을 부어 내여, 저 한 잔 먹고 나에게도 먹이거늘, 서너 잔 기울이니, 봄바람이 산들산들하여 두 겨드랑이를 추켜올리니, 아득한 하늘을 웬만하면 날 것 같구나. "이 술 가져다가 온 세상에 고루 나누어, 온 백성을 다 취하게 만든 후에(선정의 포부) 다시 만나 또 한 잔 합시다." 하는 말이 끝나자 신선은 학을 타고 아득한 하늘로 올라가니, 공중에서 들려오는 옥피리가 어제던가 그제던가 어렴풋하구나. 나도 잠을 깨어 바다를 굽어보니, 깊이를 모르는데, 바다 끝인들 어찌 알겠는가? 밝은 달이 온 세상에 아니 비친 곳이 없다. ♣

 

 

 

사미인곡

 

 핵심 정리

▶ 연대 : 선조 18년∼22년(1585-89)

▶ 구성 : 서사, 본사, 결사의 3단 구성 (本詞는 春, 夏, 秋, 冬으로 됨)

▶ 주제  : 연군의 정

▶ 의의 : ①속미인곡과 더불어 가사 문학의 극치를 이룬 작품

② '정과정'과 염원을 같이하는 연군지사(戀君之詞)이다.

▶ 배경 : 선조 18년 (1585) 송강이 50세 되던 해 8월에 사간원과 사헌부의 논척(論斥)을 받고 관직에서 물러나 전남 창평에서 4년간 우거할 때 지은 것.

 전문 풀이 및 감상

▲ 序詞 : 임과의 인연 및 이별과 세월의 무상함

Ⅰ. 이 몸 삼기실 제 님을 조차 삼기시니, 한싶 緣分(연분)이며 하다 모링 일이런가. 나 힝나 졈어 잇고 님 힝나 날 괴시니, 이 밑음 이 싶랑 견졸 딪 노여 업다.

Ⅱ. 平生(평생)애 願(원)힝요딪 한딪 녜쟈 힝얏더니, 늙기야 므싶 일로 외오 두고 글이다고. 엇그제 님을 뫼셔 廣寒殿(광한뎐)의 올낫더니, 그더딪 엇디힝야 下界(하계)예 다려오니, 올 적의 비슨 머리 얼키연디 三年(삼년)이라.  脂粉(연지분) 잇다마다 눌 위힝야 고이 힝고. 밑음의 밑친 실음 疊疊(텼텼)이 힝혀 이셔, 짓다니 한숨이오 디나니 눈믈이라. 人生(인싶)은 有限(유한)한딪 시링도 그지업다.

Ⅲ. 無心(무심)한 歲月(셰월)은 믈 흐링딪 힝다고야. 炎凉(염냥)이 힝를 아라 가다 딪 고텨 오니, 듯거니 보거니 늣길 일도 하도 할샤.

 

[요지] 임과 이별한 지 3년으로, 시름은 그지없고 세월은 빨리 흘러 느끼는 일도 많다.

 

전문 풀이

I. 이 몸이 태어날 때에 임(선조임금)을 따라 태어나니, 한평생 함께 살아갈 인연이며, 하늘이 모를 일이던가? 나는 오직 젊어 있고 임은 오로지 나만을 사랑하시니, 이 마음과 이 사랑을 비교할 곳이 다시(전혀) 없다.  - 임과의 인연

 

II. 평생에 원하되 임과 함께 살아가려고 하였더니, 늙어서야 무슨 일로 외따로 두고 그리워하는고?[현재의 상황] 엊그제(얼마 전에)는 임을 모시고 광한전(궁중)에 올라 있었더니, 그 동안에 어찌하여 속세(俗世)[여기서는 전남 창평을 말함]에 내려왔느냐? 내려올 때에 빗은 머리가 헝클어진 지 3년일세. 연지와 분이 있네마는 누구를위하여 곱게 단장할꼬? 마음에 맺힌 근심이 겹겹으로 쌓여 있어서 짓는 것이 한숨이요, 흐르는 것이 눈물이라. 인생은 한정이 있는데, 근심은 한이 없다.

 - 이별 후의 그리움

 

Ⅲ. 무심한 세월은 물 흐르듯 홀러가는구나. 더웠다 서늘해졌다 하는 계절의 바귐이 때를 알아 지나갔다가는 이내 다시 돌아오니, 듣거니 보거니 하는 가운데 느낄 일도 많기도 많구나.[본사의 내용 암시]   - 세월의 무상함

 

● 감상

임과의 인연, 이별의 3년간의 한과 세월의 무상한 등 3단계로 이루어진 내용으로 여성적인 행위, 정조(情調) 어투가 독자로 하여금 작품의 분위기로 끌려 들어가게 한다. '삼년이라'는 것은 창평에 退去한 동안을 말하며, '한숨'과 '눈물'은 이 단락의 중심 내용이다.

 

▶ 本詞 :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

東風(동풍)이 건듯 부러 積雪(져셜)을 헤텨내니, 窓(창) 밧긔 심근 梅花(밑화) 두세 가지 픗여셰라. 까득 冷淡(다담)한딪 暗香(암향)은 므싶 일고. 黃昏(황혼)의 딪이 조차 벼마팅 빗최니, 늣기다 딪 반기다 딪 님이신가 아니신가. 뎌 梅花(밑화) 것거 내여 님 겨신 딪 보내오져. 님이 너링 보고 엇더타 너기실고.

전문 풀이 

I. [春怨] 봄바람이 문득 불어 쌓인 눈을헤쳐 내러, 창 밖에 심은 매화가 두세 가지 피었구나. 가뜩이나 쌀쌀하고 담담한데, 그윽히 풍겨오는 향기는 무슨 일인고? 황혼에 달이 따라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느껴 우는 듯, 반가와하는 듯하니, (이 달이 바로)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를 꺾어 내어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다. 그러면,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생각하실꼬?

- 매화를 꺽어 임에게 보내 드리고 싶음

 

● [감상]

시각과 후각, 기쁨과 슬픔이 조화있게 뒤섞인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것으로, '매화'와 '암향'은 절개[忠]를, '달'은 임금(宣祖)를 비유한 말이다.

 

힝디고 새 닙 나니 綠陰(녹음)이 힝렷다딪, 羅 (나위) 寂寞(져막)힝고, 繡幕(슈막)이 뷔여 잇다. 芙蓉(부용)을 거더 노코, 孔雀(공쟉)을 둘러 두니, 까득 시링 한딪 날은 엇디 기돗던고. 鴛鴦錦(원앙금) 버혀 노코, 五色線(오싶션) 플텨 내여, 금자힝 견화 이셔 님의 옷 지여 내니, 手品(슈품)은킹니와 制度(졔도)도 까짜시고, 珊瑚樹(산호슈) 지게 우힝 白玉函(빛옥함)의 다마 두고, 님의게 보내오려 님 겨신 딪 빛라보니, 山(산)인가 구롬인가, 머흐도 머흘시고. 千里 萬里(쳔리 만리) 길흘 뉘라셔 칭자갈고. 니거든 여러 두고 날인가 반기실가.

 

전문 풀이

Ⅱ. [夏怨] 꽃잎이 지고 새 잎이 나니 녹음이 우거져 나무 그늘이 깔렸는데, (임이 없어) 비단 포장은 쓸쓸히 걸렸고. 수놓은 장막만이 드리워져 텅 비어 있다. 부용꽃 무늬가 있는 방장(房帳)을 걷어 놓고, 공작을 수놓은 병풍을 둘러 두니, 가뜩이나 근심 걱정이 많은데, 날은 어찌 (그리도 지루하게) 길던고? 원앙새 무늬가 든 비단을 베어 놓고 오색실을 풀어 내어 금으로 만든 자로 재어서 임의 옷을 만들어 내니, 솜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격식도 갖추었구나. 산호수로 만든 지게 위에 백옥으로 만든 함(函)에 (그 웃을) 담아 얹혀 두고 임에게 보내려고 임 계신 곳을 바라보니, 산인지 구름인지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만 리나 되는 머나먼 길을 누가 찾아갈꼬? 가거든 (이 함을) 열어 두고 나를 보신 듯이 반가워하실까?  - 임에 대한 알뜰한 정성

 

Ⅲ. 힝링밤 서리김의 기러기 우러 노 제, 危樓(위루)에 혼자 올나 水晶簾(슈졍념) 거든말이, 東山(동산)의 딪이 나고, 北極(븍극)의 별이 뵈니, 님이신가 반기니, 눈믈이 절로 난다. 淸光(쳬광)을 쥐어 내여 鳳凰樓(봉황누)의 븟티고져. 樓(누) 우힝 거러 두고, 八荒(팔황)의 다 비최여, 深山窮谷(심산궁곡) 졈낫까티 밑그쇼셔.

 

전문 풀이 

Ⅲ. [秋怨] 하룻밤 사이의 서리 내릴 무렵에 기러기가 울며 날아갈 때, 높다란 누각에 혼자 올라서 수정알로 만든 발을 걷으니, 동산에 [임에 대한 그리움을 촉발시키는 매체]이 떠오르고 북극성이 보이므로, 임이신가 하여 반가와하니 눈물이 절로 난다. 저 맑은 달빛을 일으켜 내어 임이 계신 궁궐에 부쳐 보내고 싶다. (그러면, 임께서는 그것을) 누각 위에 걸어 두고 온 세상에 다 비추어 깊은 산골짜기(온 나라, 방방곡곡=관동별곡의 '팔황(八荒)')도 대낮 같이 환하게 만드소서(선정에의 갈망)

- 선정(善政) 갈망

 

Ⅳ. 乾坤(건곤)이 閉塞(폐싶)힝야 白雪(빛셜)이 한 빗친 제, 사링은 킹니와 다새도 그쳐 잇다. 蕭湘南畔(쇼샹남반)도 치오미 이러커든 玉樓高處(옥누고쳐)야 더옥 닐러 므싶힝리. 陽春(양츈)을 부쳐 내여 님 겨신 딪 쏘이고져. 茅詹(모쳤) 비쵠 힝링 玉樓(옥누)의 올리고져. 紅裳(홍샹)을 니믓 칭고, 翠袖(췽슈)링 半(반)만 거더, 日暮脩竹(일모슈듀)의 혤가림도 하도 할샤. 댜링 힝 수이 디여 긴 밤을 고초 안자, 靑燈(쳬등) 거른 겻팅 鈿空 (뎐공후) 노하 두고, 힝의나 님을 보려 팅 밧고 비겨시니, 鴦錦(앙금)도 칭도 칭샤 이 밤은 언제 샐고.

 

전문 풀이 

Ⅳ.[冬怨] 천지가 겨울의 추위에 얼어 생기가 막혀, 흰 눈이 일색으로 덮여 있을 때 사람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날짐승의 날아다님도 끊어져 있다. (따뜻한 지방이라 일컬어지는 중국에 있는) 소상강 남쪽 둔덕(전남 창평을 이름)도 춥기가 이와 같거늘, 하물며 북쪽 임 계신 곳이야 더욱 말해 무엇하랴? 따뜻한 봄 기운을 (부채로) 부치어 내어 임 계신 곳에 쐬게 하고 싶다. 초가집 처마에 비친 따뜻한 햇볕을 임 계신 궁궐에 올리고 싶다. 붉은 치마를 여미어 입고 푸른 소매를 반쯤 걷어 올려, 해는 저물었는데 밋밋하고 길게 자란 대나무에 기대어서 이것 저것 생각함이 많기도 많구나. 짧은 겨울 해가 이내 넘어가고, 긴 밤을 꼿꼿이 앉아, 청사초롱을 걸어 둔 옆에 자개로 수놓은 공후를 놓아 두고, 꿈에나 임을 보려고 턱을 받치고 기대어 있으니,  원앙새를 수놓은 이불이 차기도 차구나. (아, 이렇게 홀로 외로이 지내는) 이 밤은 언제나 샐꼬?  - 임에 대한 염려

 

▶ 結詞 : 변함 없는 충성심

Ⅰ. 힝링도 열 두 힝 한 딪도 셜흔 다, 져근덧 싶각마라, 이 시링 닛쟈 힝니, 밑잎의 밑쳐 이셔 骨髓(골슈)의 가텨시니, 扁鵲(편작)이 열히 오나 이 병을 엇디 힝리. 어와 내 병이야 이 님의 타시로다.

Ⅱ. 칭하리 승어디여 범나비 되오리라. 곳나모 가지마다 간딪 죡죡 안니다가, 향므든 다애로 님의 오싶 올므리라. 님이야 날인 줄 모링셔도 내 님 조칭려 힝노라.

 

전문 풀이 Ⅰ. 하루도 열 두 때, 한 달도 서른 날[시름과 한의 양을 표현], 잠시라도 임 생각을 말아 가지고 이 시름(연군)을 잊으려 하여도 마음 속에 맺혀 있어 뼈속까지 사무쳤으니, 편작과 같은 명의(名醫)가 열 명이 오더라도 이 병을 어떻게 하랴. 아, 내 병이야 이 임의 탓이로다

 

Ⅱ. 차라리 사라져(죽어져서) 범나비가 되리라. 꽃나무 가지마다 간 데 족족 앉고 다니다가 향기가 묻은 날개로 임의 옷에 옮으리라. 임께서야 (그 범나비가) 나인 줄 모르셔도 나는 임을 따르려 하노라.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 일편단심]

 

 

 

 

속미인곡

♣ 핵심 정리

▲ 연 대 : 선조18년∼22년(1585∼1589)            ▲ 출 전 : 송강가사(松江歌辭)

▲ 종 류 : 가사(歌辭: 서정 가사)                  ▲ 구 성 : 서사, 본사, 결사의 3단 구성

▲ 형 식 : 대화체(문답형식) 기본 음수율 3·4조   ▲ 주 제 : 연군(戀君)

▲ 내 용 : '사미인곡(思美人曲)'의 속편으로 송강이 창평(昌平)에 물러가 살 때에 임금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두 여인의 대화 형식으로 지은 것

▲ 의 의 : ① 사미인곡과 더불어 가사 문학의 극치를 이룬 작품이다.

           ② 우리말의 구사가 절묘하다.

           ③ 대화 형식으로 된 가사 작품이다.

 

▲ 서사(序詞) : 자신의 처지 한탄

Ⅰ. 뎨 가다 뎌 각시 본 듯도 한뎌이고. 天텬上샹 白빛玉옥京경을 엇디힝야 離니別별힝고, 힝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다고.

Ⅱ. 어와 네여이고 내 싶셜 드러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 한가마다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싶 나도 님을 미더 군 힝디 전혀 업서 이링야 교팅야 어짜러이 구돗힝디 반기시다 다비치 녜와 엇디 다링신고. 누어 싶각힝고 니러 안자 혜여힝니 내 몸의 지은 죄 뫼까티 힝혀시니 하다히라 원망힝며 사링이라 허믈힝랴. 셜워 플텨 혜니 造조物믈의 타시로다.

 

전문풀이

I. [甲女] 저기 가는 저 부인, 본 듯도 하구나,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 저문 날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Ⅱ.[乙女] 아, 네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오. 내 얼굴과 이 나의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 직한가 마는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 하고 특별히 여기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낯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려 보니, 내 몸의 지은 죄가 산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 [충군(忠君)사상-신하는 임금을 원망하지 않는다] 설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내어 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 요지

한 때는 임의 사랑을 받다가 이제는 사랑을 받지 못하고 은거 생활을 하는 자신을 한탄함.

● 감상

현재의 자신의 처지에 대하여 아무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태도에 은사(隱士)로서의 겸손한 모습이 나타나 있다. 甲女는 보조역으로 쓰였지만 乙女와 함께 송강(松江) 자신을 대변하고 있다.

 

 본문 해석 및 감상

▲ 본사(本詞) : 임에 대한 충정, 임의 소식, 독수 공방의 외로움

Ⅲ. 글란 싶각마오. 밑친 일이 이셔이다. /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믈 까팅 얼굴이 편힝실 적 몃 날일고. 春츈寒한 苦고熱열은 엇디힝야 디내시며 秋츄日일冬동天텬은 뉘라셔 뫼셧다고. 粥쥰早조飯반 朝죠夕셕뫼 녜와 까티 셰시다가. 기나긴 밤의 짜은 엇디 자시다고. 님 다히 消쇼息식을 아므려나 아쟈 힝니 오다도 거의로다. 다일이나 사링 올가. 내 밑잎 둘 딪 업다. 어드러로 가쟘말고.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힝 올라가니 구롬은킹니와 안개다 므싶 일고. 山산川쳔이 어둡거니 日일月월을 엇디 보며 咫지尺쳐을 모링거든 千쳔里리링 빛라보랴. 칭하리 믈까의 가 빛 길히나 보쟈 힝니 빛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샤공은 어딪 가고 비 빛만 걸렷다니. 江강川쳔의 혼쟈 셔서 디다 힝링 구버보니 님다히 消쇼息식이 더옥 아득한뎌이고. 茅모詹쳤 칭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半반壁벽 靑쳬燈등은 눌 위힝야 빛갓다고. 오링며 다리며 혜힝며 바니니 져근덧 力녁盡진힝야 풋잠을 잠간 드니 情졍誠셩이 지극힝야 힝의 님을 보니 玉옥 까팅 얼굴이 半반이나마 늘거셰라. 밑잎의 머근 말싶 슬킹장 싶쟈 힝니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힝며 情졍을 못다힝야 목이조차 몌여힝니 오뎐된 鷄계聲셩의 짜은 엇디 힝돗던고.

 

전문풀이

 

Ⅲ. (甲女) 그것일랑(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마음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乙女)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꼬?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고? 자릿 조반과 아침저녁 진지는 예전과 같이 잘 잡수시는가? 기나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 줄 사람이 올까?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고?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 산천이 어두운데 일월을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 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걸렸는고?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에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 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은고?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초조한 심정], 잠깐 사이에 힘이 지쳐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얼굴이 반 넘어 늘었구나. 마음속에 품은 생각[만단정회(萬端情懷) : 마음에 품고 있는 수많은 생각]을 실컷 사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 하며, 정회(情懷)도 못 다 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었던고?

● 요지

본사에서는 임에 대한 충정 및 소식을 알고 싶은 마음과 독수 공방의 애닯은 심정을 서술하였다.

● 감상

이 글의 주인공 격인 乙女의 사설로, 임에 대한 충정 및 임의 소식을 알고 잎어 하는 애처로운 정회와 독수 공방하는 자신의 처지가 잘 나타나 있다.

이 글에서 '구름, 안개, 빛람, 믈결' 등은 조정을 어지럽히는 간신을 비유하고, '日月'은 임금을 상징한다.

▲ 결사(結詞)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

Ⅳ. 어와, 虛허事싶로다. 이 님이 어딪 간고. 결의 니러 안자 窓창을 열고 빛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칭 힝이로다. 칭하리 승여디여 洛낙月월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窓창 안힝 번드시 비최리라.

각시님 딪이야킹니와 구짜 비나 되쇼셔.

 

전문풀이

Ⅳ. (乙女) 아. 허황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고? 즉시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라 있을 뿐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서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

 

(甲女)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

  -  : 소극적인 사랑의 표시

          - 궂은 비 : 임의 마음 속에 오래 남아 구슬픔을 남기는 소재

 

● 요지 : 임에 대한 간곡한 정을 나타냄

 

● 감상

사미인곡의 결사(結詞)는 '임이야 나를 몰라주실지라도 나의 충성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여 일방적인 연군(戀君)의 소극성을 보였지만, 속미인곡은 보다 적극적으로 임까지도 오래도록 구슬프게 하고 싶다고 노래했다. '구짜 비'는 작자의 침울한 성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규원가(閨怨歌) - 허난설헌

♣ 핵심정리

▲ 갈래 : 내방 가사

▲ 연대 : 선조때로 추정

▲ 구성 : 기-승-전-결의 4단구성

▲ 성격 : 원부사(怨夫詞)

▲ 주제 : 봉건 제도하에서의 부녀자의 한

Ⅰ.[기(起)] - 과거의 회상과 늙음에 대한 한탄

엇그제 젊었더니 하마 어이 다 늙었다. 소년 행락(少年幸樂) 생각하니 일러도 속절업다. 늙어야 설운 말씀 하자니 목이 멘다. 부생 모육(公生母育) 신고(辛苦)하여 이내 몸 길러낼 제, 공후 배필(公侯配匹)은 못 바라도 군자 호구(君子好逑) 원(願)하더니, 삼생(三生)의 원업 (怨業)이요 월하(月下)의 연분(緣分)으로, 장안 유협(長安遊俠) 경박자(輕薄子)를 꿈같이 만나 이셔, 당시(當時)의 용심(用心)하기 살얼음 디디는 듯, 삼오 이팔(三五二八) 겨오 지나 천연 여질(天然麗質) 절로 이니, 이 얼골 이 태도(態度)로 백년 기약(百年期約)하얏더니, 연광(年光)이 훌훌하고 조물(造物)이 다시(多猜)하야, 봄 바람 가을 물이 뵈오리 북 지나듯, ㉠설빈 화안(雪 花顔) 어디 가고 면목 가증(面目可憎) 되거고나. 내 얼골 내 보거니 어느 님이 날 괼소냐. 스스로 참괴(漸愧)하니 누구를 원망(怨望)하리.

 

전문 풀이 Ⅰ.[기(起)] 엇그제 젊었더니 어찌 벌써 이렇게 다 늙어 버렸는가? 어릴 적 즐겁게 지내던 일을 생각하니 말해야 헛되구나. 이렇게 늙은 뒤에 설운 사연 말하자니 목이 멘다. 부모님이 낳아 기르며 몹시 고생하여 이 내 몸 길러낼 때, 높은 벼슬아치의 배필을 바라지 못할지라도 군자의 좋은 짝이 되기를 바랬더니, 전생에 지은 원망스러운 업보(業報)요 부부의 인연으로 장안의 호탕하면서도 경박한 사람을 꿈같이 만나, 시집간 뒤에 남편 시중하면서 조심히기를 마치 살얼음 디디는 듯하였다. 열 다섯 열 여섯 살을 겨우 지나 타고난 아름다운 모습 저절로 나타나니, 이 얼굴 이 태도로 평생을 약속하였더니, 세월이 빨리 지나고 조물주마저 다 시기하여 봄바람 가을 물, 곧 세월이 베틀의 베을 사이에 북이 지나가듯 빨리 지나가 꽃같이 아름다운 얼굴 어디 두고 모습이 밉게도 되었구나. 내 얼굴을 내가 보고 알거니와 어느 임이 나를 사랑할 것인가? 스스로 부끄러워 하니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Ⅱ.[승(承)] - 임에 대한 원망과 자신의 서글픈 심정

삼삼 오오(三三五五) 야유원(冶遊園)의 새사람이 나단 말가. 곳 피고 날 저물 제 정처(定處)없이 나가 있어, 백마 금편(白馬金鞭)으로 어디어디 머무는고. 원근(遠近)을 모르거니 소식(消息)이야 더욱 알랴. 인연(因緣)을 긋쳐신들 생각이야 업슬소냐. 얼골을 못 보거든 그립기나 마르려은, 열두 때 길도 길샤 설혼 날 지리(支難)하다. 옥창(玉窓)의 심은 매화(梅化) 몇 번이나 픗여진고. 겨을 밤 차고 찬 제 자쵯눈 섯거 치고, 여름 날 길고 길 제 구즌 비는 무슨 일고. 삼춘 화류(三春花柳) 호시절(好時節)에 경물(景物)이 시름없다. 가을 달 방에 들고 실솔이 상(床)에 울 제, 긴 한숨 지는 눈물 속절없이 헴만 만타.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려울사.

 

전문 풀이 Ⅱ.[承] 여러 사람이 떼를 지어 다니는 술집에 새 기생이 나타났나는 말인가? 꽃 피고 날 저물 때 정처없이 나가서 호사로운 행장을 하고 어디 어디 머물러 노는고? 집안에만 있어서 원근 지리를 모르는 데 임의 소식이야 더욱 알 수 있으랴. 겉으로는 인연을 끊었지마는 임에 대한 생각이야 없을 것인가? 임의 얼굴을 못 보거니 그립기나 말았으면 좋으련만, 하루가 길기도 길구나. 한 달 곧 서른 날이 지리하다. 규방 앞에 심은 매화 몇 번이나 피었다 졌는고? 겨을밤 차고 찬 때 자국눈(겨우 발자국이 날만큼 조금 내린 눈) 섞어 내리고, 여름날 길고 긴 때 궂은비는 무슨 일인가? 봄날 온갖 꽃 피고 버들잎이 돋아나는 좋은 시절에 아름다운 경치를 보아도 아무 생각이 없다 가을 달 방에 들이비추고 귀뚜라미 침상에서 울 때 긴 한숨 흘리는 눈물 헛되이 생각만 많다.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렵구나. [임에 대한 한의 정서가 심층적으로 드러남]

 

 

Ⅲ. [轉] - 거문고를 타며 달래는 외로움과 한

도로혀 풀쳐 혜니 이리 하여 어이하리. 청등(靑燈)을 돌라 노코 녹기금(緣綺琴) 빗기 안아, 벽련화(碧蓮花) 한 곡조를 시름조차 섯거 타니, 소상(瀟湘) 우야(雨夜)의 댓소리 섯도는 듯, 화표(華表) 천년(千年)의 별학(別鶴)이 우니는 듯, 옥수(玉手)의 타는 수단(手段)넷 소래 잇다마는, 부용장(芙蓉帳) 적막(寂寞)하니 뉘 귀에 들리소니. 간장(肝腸)이 구곡(九曲)되야 구비구비 끈쳐서라.

 

전문 풀이 

[轉] 돌이켜 여러 가지 일을 하나하나 생각하니 이렇게 살아서 어찌할 것인가? 등불을 돌려 놓고 거문고를 비스듬히 안아 시름에 싸여 벽련화곡을 타니, 소상강 밤비에 댓잎 소리가 섞여 들리는 듯, 망주석(望柱石)(무덤 앞에 세우는, 여덟모로 깍은 한쌍의 돌기둥=망두석)에 천 년 만에 찾아온 특별한 학이 울고 있는 듯, 아름다운 손으로 타는 솜씨는 옛 가락이 아직 남아 있지마는 연꽃 무늬가 있는 휘장을 친 방안이 텅비어 있으니 누구의 귀에 들릴 것인가? 마음속이 굽이굽이 끊어졌도다.

 

Ⅳ.[결(結)] - 임을 기다리며 기구한 운명을 한탄

 찰하리 잠을 드러 꿈의나 보려 하니, 바람의 디난 잎과 풀 속에 우는 즘생, 무스 일 원수로서 잠조차 깨오난다. 천상(天上)의 견우(牽牛) 직녀(織女) 은하수(銀河水) 막혀서도, 칠월 칠석(七月七夕) 일년 일도(一年一度) 실기(失期)치 아니거든, 우리 님 가신 후는 무슨 약수(弱水) 가렷관대, 오거나 가거나 소식(消息)조차 끈쳤는고. 난간(欄干)의 비겨 셔서 님 가신 데 바라보니, 초로(草露)는 맺쳐 있고 모운(暮雲)이 디나갈 제 죽림(竹林) 푸른 곳에 새 소리 더욱 설다. 세상의 서룬 사람 수업다 하려리와, 박명(薄命)한 흥안(紅顔)이야 날 같은 이 또 이실가. 아마도 이 님의 지위로 살동말동 하여라.

 

전문 풀이 Ⅳ.[결(結)] 차라리 잠이 들어 꿈에나 임을 보려 하니 바람에 지는 잎과 풀 속에서 우는 벌레는 무슨 일이 원수가 되어 잠마저 깨우는고? 하늘의 견우성과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을지라도 칠월 칠석 일 년에 한 번씩 때를 어기지 않고 만나는데, 우리 임 가신 후는 무슨 장애물이 가리었기에 오고 가는 소식마저 그쳤는고? 난간에 기대어 서서 임 가신 데를 바라보니, 풀 이슬은 맺혀 있고 저녁 구름이 지나갈 때, 대 수풀 우거진 푸른 곳에 새소리가 더욱 서럽다. 세상에 설운 사람 많다고 하려니와 운명이 기구한 여자야 나 같은 이가 또 있을까? 아마도 이 임의 탓으로 살듯 말듯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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