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像(석상)의 노래 / 김관식 노을이 지는 언덕 위에서 그대 가신 곳 머언 나라를 뚫어지도록 바라다보면 해가 저물어 밤은 깊은데 하염없어라 출렁거리는 물결 소리만 귀에 적시어 눈썹 기슭에 번지는 불꽃 피눈물 들어 어룽진 동정 그리운 사연 아뢰려하여 벙어리 가슴 쥐어뜯어도 혓바늘일래 말을 잃었다 땅을 구르며 몸부림치며 궁그르다가 다시 일어나 열리지 않는 말문이련가 하늘 우러러 돌이 되었다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산문시 운율 : 내재율 성격 : 격정적, 애상적, 상징적 특징 o 구두점을 생략하여 한없는 그리움의 정서를 생생하게 표현함 o 한의 정서를 감각적으로 형상화 함 o 망부석 설화와 접맥됨 제재 : 석상 주제 :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응결된 한 출전 : 김관식 시선 (1957) 어구/이해 ♣ 그대 가신 먼 곳 머언 나라 : 죽음의 세계 ♣ 출렁거리는 물결소리만 : 화자가 현재 강가나 바닷가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 혓바늘일래 ~ 궁그르다가 : 애타는 그리움과 답답한 심정에 몸부림침 ♣ 하늘 우러러 돌이 되었다 ; 사무치는 한으로 돌이 됨 ♣ 어룽진 : 얼룩진 ♣ 동정 : 한복 저고리 깃에 꿰매어 다는 헝겁, 대개는 흰색 ♣ 석상 (한없는 그리움의 갈망을 표현) 비교/문헌 ♧ 백제 가요 <정읍사>나 신라시대에 박제상의 아내가 남편을 그리워하다가 돌이 되었다는 망부석(望夫石) 설화와 접맥 됨. ♧ 김소월의 (초혼)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과 비교 이해/감상 ☞ 그리움이 사무친 나머지 사람이 돌로 되었다는 전설은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런 설화는 먼 옛적 신라의 박제상과 그 아내의 이야기에서부터 나오는데, 그러고 보면 사무친 그리움과 돌의 차갑고 굳은 성질 사이에는 어떤 연상적 관계가 있는 듯하다. 앞에서 본 김소월의 '초흔'에도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라는 구절이 나타난 바 있다. 위의 작품 또한 석상(石像)을 한없는 그리움이 쌓여 한(恨)으로 맺힌 덩어리로 노래한다. ☞ 감정 이입은 객관적 상관물, 즉 소재에다가 자신의 감정을 집어넣어 표현하는 것입니다. ☞ 예를 들면, 돌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돌이 가슴 아파 하는 것이 아니라 화자가 가슴이 아픈 것이죠. 그런데, 이 시에서는 '말을 잃고 몸부림치다가 돌로 변해 버렸다'죠. 여기서 돌은 '한이 뭉치고 뭉쳐서 사람이 돌로 변했다. 라는 것이죠. 돌과 관계된 감정연결은 없습니다. 그러면 '돌'은 무슨 뜻인가? '한'이 응어리진 물체' '한의 응결체'라는 새로운 의미를 문맥 속에서 만들어 낸 것으로, 이런 것을 '창조적/문학적/개인적 상징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출처] 石像(석상)의 노래 / 김관식|작성자 유운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1)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2)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구성 - 1연 : 임의 부재에 대한 확인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이름에 주인이 없다는 것은 모순된 진술'. 임'의 죽음에 대한 절망. 시적 자아는 자신의 초혼 행위가 헛된 일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지만, '임'의 이름을 부름으로서 죽음과 삶 사이에 가교를 놓으려고 절망적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