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여류시인의 애절한 짧은 시 모음
傷春(상춘)
이것은 봄이 감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임을 그리워한 탓이네
티끌 같은 세상 괴로움도 많아
외로운 목숨 죽고만 싶네
不是傷春病(부시상춘병)
只因憶玉郞(지인억옥랑)
塵豈多苦累(진기다고루)
孤鶴未歸情(고학미귀정)
지은이 : 계생(桂生), 혹은 매창(梅窓), 부안기생
春愁(춘수)
시냇가의 실버들 유목색 가지
봄시름을 못 이겨 휘늘어지고
꾀꼬리가 꾀꼴꾀꼴 울음 그치지 못하는 것은
임 이별의 슬픔 이기지 못함인가
池邊楊柳綠垂垂(지변양류록수수)
蠟曙春愁若自知(납서춘수약자지)
上有黃隱啼未己(상유황은제미기)
不堪趣紂送人時(불감취추송인시)
지은이 : 금원(錦園-원주), 김덕희(金德熙)의 소실
玉屛(옥병)
마을 하늘 물처럼 맑고 달빛 푸르며
지다 남은 잎에 서리가 쌓일 때
긴 주렴 드리우고 혼자 잠을 자려니
병풍의 원앙새가 부럽기만 하구나
洞天如水月蒼蒼(동천여수월창창)
樹葉蕭蕭夜有霜(수엽소소야유상)
十二擴簾人獨宿(십이확염인독숙)
玉屛還羨繡鴛鴦(옥병환선수원앙)
지은이 : 취선(翠仙). 호 雪竹 김철손(金哲蓀)의 소실
離別(이별)
말은 다락 아래 매어 놓고
언제 또 오시려나 은근히 묻네
임 보내려는 때 술 떨어지고
꽃 지고 새도 슬피 우는구나
駐馬仙樓下(주마선루하)
慇懃問後期(은근문후기)
離筵樽酒盡(이연준주진)
花落鳥啼時(화락조제시)
지은이 : 일지홍(一枝紅), 성천(成川)의 기생
黃昏(황혼)
실버들 천만 가지 문 앞에 휘늘어져
구름인 듯 인가를 볼 길 없더니
문득 목동이 피리불며 지나간다
강 위엔 보슬비요 날도 저물어 가누나
千絲萬縷柳垂門(천사만루유수문)
綠暗如雲不見村(녹암여운불견촌)
忽有牧童吹笛過(홀유목동취적과)
一江烟雨自黃昏(일강연우자황혼)
지은이 : 죽향(竹香), 호는 낭각(琅珏), 평양기생
秋月夜(추월야)
노를 저어 맑은 강 어귀에 이르니
인적에 해오라기 잠깨어 날고
가을이 짙은 탓인가 산빛은 붉고
흰 모래엔 달 자취 없구나
移棹淸江口(이도청강구)
驚人宿驚飜(경인숙경번)
山紅秋有色(산홍추유색)
沙白月無痕(사백월무흔)
지은이 : 추향(秋香)
半月(반월)
崑崙의 귀한 玉을 누가 캐어
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오마던 임 牽牛 안 오시니
근심에 못 이겨 허공에 던진 거라오
誰斷崑崙玉(수단곤륜옥)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
牽牛一去後(견우일거후)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
지은이 : 황진이(黃眞伊), 중종때 기생
秋雨(추우)
금강산 늦가을 내리는 비에
나뭇잎은 잎마다 가을을 울리네
십년을 소리없이 흐느낀 이 신세
헛된 시름에 가사만 젖었네
九月金剛蕭瑟雨(구월금강소슬우)
雨中無葉下鳴秋(우중무엽하명추)
十年獨下無聲淚(십년독하무성루)
淚濕袈衣空自愁(루습가의공자수)
지은이 : 혜정(慧定). 여승(女僧)
長霖(장림)
열흔이나 이 장마 왜 안 개일까
고향을 오가는 꿈 끝이 없구나
고향은 눈 앞에 있으나 길은 먼 千里
근심 어려 난간에 기대 헤아려보노라
十日長霖若未晴(십일장림약미청)
鄕愁蠟蠟夢魂驚(향수납납몽혼경)
中山在眼如千里(중산재안여천리)
堞然危欄默數程(첩연위란묵수정)
지은이 : 취연(翠蓮). 자는 일타홍(一朶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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