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花.식물.나무

쑥부쟁이

박송 입니다. 2011. 10. 23. 18:13

 

 

 

 

 

 

 

 

 

 

 

 

 

 

방하꽃입니다.

노인의 비닐하우스 앞에 피어 있지요.

매운탕이니 추어탕 등에 사용되는 우리나라의 대표 향신료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신기하게도 불교에 방하란 말이 있습니다.

선종에서,

정신적·육체적인 일체의 집착을 버리고 해탈하는 일.

또는 집착을 일으키는 여러 인연을 놓아 버리는 일을 의미하지요.

방하착이라고도 합니다. 

부디 노인이 그러시길 빕니다.  

 

 

개미들은 왜 하필 길 위에 굴을 팔까요.

우리가 길로만 다녀서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이 놈들이 집값 비싼 곳을 알아서 그럴까요? 

암튼 여길 지날 때는 발바닥을 조심해야 합니다.

옛 선사들은 개미들을 위해서 일부러 성글게 짠 짚신을 신었다지요?

그걸 생각하면 내 신발은 거의 불한당입니다.

 

 조금 더 가면 이 밭이 나옵니다.

전 이런 밭은 여기서 처음 봅니다.

저 밭둑의 각이 보이시나요?

풀이 발 붙일 겨를이 없습니다. 

이 밭의 주인은 전에 새마을금고 이사장까지 지내셨다는데요, 

지금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여기 와서 사십니다. 

허리가 너무 굽어서 그는 자신의 밭을 하느님처럼 내려다봅니다.

 

조금 더 가면 아이원 어린이집이 나옵니다.

풀장을 기타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여름에 아이들이 놀면

아이들이 음표가 됩니다.

울타리 밖을 지나면서

깔깔거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지요.

 

 

어린이집의 누군가가

화분으로 로봇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꽃피는 로봇이지요.

친환경적 문명인 셈입니다.

의미를 확장하면 대단한 역설이지요.

 

 

이 흰둥이는 전에 여기에 있던 흰둥이의 딸입니다.

봄까지만 해도 귀여운 강아지였는데 

어느새 사춘기 소녀처럼 어색합니다. 

나는 여기에 살던 흰둥이의 가족들을 다 알아서 

여길 지날 때면 저 흰둥이가 좀 안쓰럽습니다. 

 

교육청과 교도소 사이를 흐르는 도랑입니다.

두 교육기관 사이를 흐르는 도랑일까요?

아니면 교육의 현실과 실패 사이를 흐르는 도랑일까요? ㅎㅎ 

어쨌거나 지난 여름 장마에 다리가 떠내려가 버리고  

길 건너에 밭이 있는 분들이 사다리를 걸쳐 놓고 그 위에 철제 발판을 얹어 지나 다닙니다.  

 

이 호박밭은 호박잎을 생산하는 호박밭입니다. 

그래서 호박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버립니다. 

버려진 호박이 알 같습니다. 

호박이 낳은 알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호박잎이 날개를 펴고 날아갈 것 같습니다.  

 

 

여자 교도소입니다.

저도 전직이 교도관이기도 했었지요. 

전에 여기에서 주문이 와서 꽃바구니 배달을 간 적이 있습니다. 

재소자가 아기를 낳았다고 교도관들이 보내는 꽃바구니였습니다. 

죄와는 아무 상관이 없이

탄생은 위대합니다. 

탄생이야말로 존재의 근거입니다.

이것이 모든 색계의 출발점이지요.

모든 사상과 철학과 종교와 전쟁과 평화의 시발점이지요.

여기에서 원죄 운운은

그야말로 죕니다.   

 

숲은 빛을 배분합니다. 

저마다 목을 빼고 앉아서 순서를 기다립니다.

아무도 소리지르거나 끼어들지 않습니다. 

어쩌면, 숲에 관한 이해 중 '천이'라는 개념은 

지나치게 경쟁이 강조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다윈의 학설을 억지로 숲에 끼워 맞춘 듯 보입니다.

서양의 생각들이 하긴 다 그렇지요. 

고기 먹는 사람들의 거친 생각들.    

 

 

 

쑥부쟁이 꽃이 환합니다.

들국화와 구절초와 쑥부쟁이 헷갈리지요?

그냥 다 들국화라 불러도 무방합니다.

모두 가을 들판에 피는 꽃이지요.

향기로우니 따서 말려두었다가 차를 달여도 좋습니다.

깊은 겨울에 난로가에 앉아서 마시는 국화차 한 잔도 참 좋지요.

 

어떤 애벌레가 이 소사나무 잎을 이렇게 갉아 먹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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