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아/서경덕

 

 

 

 

마음아

 

마음아, 너는 어찌 늘 젊어 있느냐.

내가 늙을 때면 너인들 늙지 않겠는가.

아마도 너(마음)를 좇아 다니다가 남에게 비웃음을 당할까 두렵구나.

 

몸을 육체와 마음으로 나누어서 나는 '육체'로 너는 '마음'으로 취하여 대화체 형식을 택한

일종의 탄로가(嘆老歌)다.

어떤 이들은 유한(有限)한 인생에 비하여 진리의 세계는 무한히 넓어서 다 깨달을 수가 없음을

비유한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하나(물론 서경덕이 도학자란 신분을 감안하면 그럴 듯도 하다)

이는 상당한 비약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작자의 경력으로 미루어 보거나 작자의 도학자라는

신분으로 볼 때, '나=육체=서경덕', '저=정신=황진이'의 관계로 연결지어 보면 어떨는지…….

즉 '늙은 도학자인 서경덕 선생이 젊은 기생 황진이의 사랑의 포로가 된다면,

세상 사람들이 비웃을까 두렵다'는 얘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