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문학사/프랑스문학사

적과흑/스탕달

박송 입니다. 2010. 6. 4. 22:02

적과흑/스탕달

 

`적 그리고 흑'. 처음에는 이것들이 과연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이야기에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단순하게만 생각했었던 적과 흑의 의미는 제게 점점 잊혀지지 않는 깊은 인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베리에르의 시장 레날 씨 댁에 가정교사로 들어가 레날 부인과 사랑에 빠지고 말죠.
하지만 당신의 태도는 저에게 큰 실망이었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출세를 위한 도구로 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마냥 순수한 존재로만 느껴졌었던 당신이 치사하고 더러운 존재로만 여겨졌습니다. 그 후에는 후작의 딸 마틸드와 사랑에 빠지더군요.
마침내 후작도 두 사람을 이해하려 하지만 이때, 레날부인이 쓴 밀고장으로 인해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화가 난 당신은 피스톨을 구해 레날 부인을 향해 피스톨을 발사하지만 총알은 빗나가고 당신은 붙잡혀 사형집행을 기다리게 됩니다.
하지만 당신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당당했고, 후에는 레날 부인에게서도 진정한 사랑을 느낍니다.
 당신에게 전하고 싶지 않은 소식이지만 사형집행 후 마틸드는 당신의 잘린 목을 훔쳐다가 장례식을 치르고, 레날부인은 지기 아이를 포옹한 채 죽고 맙니다.
 당신은 분명 야심에 너무 급급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한편으로는 가여운 사나이였더군요. 때로는 사랑의 행복감으로 그것을 잊기도 했으나 그것은 잠시뿐,언제나 야심에 차 있었죠. 그래서 사랑을 출세의 무기로 사용할 셈이었으며 출세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살던 시대는 이미 나폴레옹 정권이 무너진 시대인 왕정복고기였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와 같은 `위선' 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전 당신이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생각을 합니다.
 당신은 항상 나폴레옹을 존경했죠. 만일 당신이 나폴레옹시대에 태어났었더라면 굳이 그런 방법을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얼마든지 유능한 실력가가 될 수 있었겠지요. 그저 안타까움만이 제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을 뿐입니다.
 쥘리앙, 당신은 왕권복고기의 희생자였습니다.
당신은 야심을 쏟아 부을 곳을 오직 성직자에서 밖에, 흑에서 밖에는 찾을 수 없었지만 성직자라는 직업은 당신에게 맞지 않았죠.
 왕정복고기라는 안타까운 시대하에 자신의 야심을 펼치지 못하고 결국 모순된 사회의 감옥 속에서 죽어간 당신...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전 저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을 감사하고 이 세상 모든것 하나 하나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처한 처지를 이유없이 비관하면서 목표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저에게 변화를 준 계기가 된 당신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을 전하고 싶군요.
그리고 이제 하늘에서만큼은 당신이 그렇게도 원하던, 권력의 야심과 사랑, 두가지를 함께 누리며 행복하게 지내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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