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문학사/프랑스문학사

마르셀의 추억/마르셀 파놀

박송 입니다. 2010. 5. 16. 15:37

마르셀의 추억이 意味하는 것.

1. 家庭과 家族은 또 하나의 世界다.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파놀이 1957년도에 쓴 자전적 성장기를 다룬 어린 시절의 추억(마르셀의 여름, 추억)은 우리에게 가정과 가족이란 공동체를 통해 삶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 작품 이라 하겠다. 여기에서는 보통사람들의 행복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었고 마르셀 자신이 성장하면서 접하는 모순된 어른들의 세계, 자연의 섭리와 그 소중함, 새로이 눈을 뜬 이성에 대한 감정을 통해 성숙된 인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진솔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또 한편 이 봄날의 햇살처럼 따듯한 가족 영화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밖으로의  세계와 가정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가정이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인 가족들의 삶이 바로 나의 삶이고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나는 프랑스의 한 평범한 가정의 일대기를 통해 내가 만든 우리의 가정이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사랑으로 만드는 것은 사회나 국가의 몫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몫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가정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우리만의 왕국이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사랑과 기쁨과 신뢰를 갖고 살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이다. 성공하는 인생은 결코 화려하거나 거창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삶에 보람과 기쁨을 만들며 사는 인생이 바로 성공하는 인생이란 의미를 알고 있다. 내가 지금 불혹의 나이에 뒤늦게  방송통신대학을 다니는 것도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자신에게 충실하려는 자세에서 출발한 것이다. 나는 가정의 소중함을 이 영화를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되었다.
  
2. 아버지의 榮光과 어머니의 城, 그리고 친구들의 만남

   프랑스의 목가적인 시골 오반느의 평범한 시골 교사의 아들로서 아버지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와 사랑을 그린 <마르셀의 여름>과 어머니의 섬세하고도 강인한 사랑을 추억하고 있는 <마르셀의 추억>은 한 소년이 성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양분이 된 수많은 다양한 요소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묘사로 펼쳐졌다.

  어쩌면 그것은 장소와 사건의 구성이 다소 다를 뿐 그 배경과 내용은 우리들의 평범한 삶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을 따라 그들과 우리 가족의 구성원과의 만남을 가져 보기로 한다.  

  가). 마르셀의 기쁨, 아버지의 榮光

   아버지를 존경하는 한 인간으로 이해하며 자연의 품에서 부쩍 자란 마르셀에게 아버지와 교실은 세계의 전부였다. 아버지는 무엇이든지 다 알고, 제일 잘하는 존재였다. 어느날 이모 마르셀에게 돈 많고 세상살이에 능한 이모부가 생기고, 마르셀네와 이모부 가족이 함께 여름 한철 산골로 휴가를 떠난다.

   별장지에서는 이제껏 모든 것에서 ‘최고'였던 아버지었는데. 사냥솜씨 부터 이모부에게 견줄 바 못되고 허둥대는 아버지를 발견한다. 여섯 살 되던 해 여름, 부유한 이모네 식구와 시골 별장으로 휴가를 떠나면서 마르셀의 세계는 혼란스러워진다. 휴가의 절정인 사냥에서 최신식 엽총을 꺼내는 이모부 앞에 낡은 화승총을 만지는 아버지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모르는 것이 없는 선생님인 아버지는  한마디도 못하고, 이모부는 사사건건 잔소리를 해대는데. 몰래 따라간 사냥터에서 아버지의 처참한 패배를 몇 번이나 목격하면서 마르셀은 그가 神이 아닌 인간임을 확인한다.

   사냥꾼에게 최고라는 황제자고새를 우연히 쥐를 잡은 격으로, 아버지가 황제자고새를 잡자 기뻐 솟구치는 마르셀과 아버지의 영광. 마침내 마르셀은 아버지를  경외가 아닌 사랑으로  바라보게 된다.

  닫혀진 새장 속에서 바라보던 아버지 상이 현실로  바뀌면서 만나는 갈등이 새로운 사랑으로 되어가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은 새로운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나).영원한 사랑, 어머니의 城

섬세한 감수성과 가족에 대한 헌신으로 가득했던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서 교장선생님 사모님을 통한 소박한 '로비'도 마다 않는 유연한 삶의 지혜를 가진 여인이었고, 실직의 공포로 불안해하는 남편에게 쌈짓돈으로 격려하는 강인함을 가진 아내이기도 했다.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모성애와 여성이 가지고 있는 사려 깊은 감성 속에서도 잠겨진 성의 문을 부수며 마르셀을 위해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식에 대한 헌신과 남편에 대한 내조의 힘은 여성이 갖는 위대한 힘인 것을 확인 시켜주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山으로 가기 위해 귀족들의 사유지를 통과해야하는 것을 약자로서 불안해하면서도 아들을 위해 그 여행을 계속 고집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보았다. 공포와 수치심과 싸우며 가족을 위해 권력의 횡포를 참아내는 어머니의 세상살이의 지혜란 결국 화해와 우회를 통한 교훈을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르셀은 잠겨진 문을 부수는 것으로 어머니의 희생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유년의 행복한 기억을 보답하려 한다. "넘치는 사랑과 용기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그녀! 추억의 이성을 엄마에게 바친다"라는 마르셀의 독백은 훗날 영화사 사장이 되어서 산 그 성을 어머니에게 바치는 것으로 대변되었다.

다).이사벨과 릴리의 만남

<마르셀의 여름>에서 자연이라는 거대한 우주의 질서와 섭리를 깨우쳐준 순수한 우정의 친구 릴리가 있었다면, <마르셀의 추억>에서는 첫사랑의 경험이 추가된다. "너는 이제부터 내 매력의 노예가 될 거야"라며 예쁘장한 용모와 오만한 상상력으로 자신이 지어낸 세계를 믿게 만드는 이자벨은 마르셀에게 이성의 신비를 느끼게 하였다. 이자벨과 지내느라 릴리와 함께 관리하는 야생동물을 잡던 덫도 소홀히 하고 동생의 비웃음도 받지만 마르셀에게 있어 이자벨은 이상의 천사였다.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숭배했던 이자벨 역시 설사로 화장실을 들락날락해야 하는 보통의 아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첫사랑은 끝나고 마르셀은 또 하나의 성장점을 긋게 된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맹목적인 동성에 대한 우정과 이성의 사랑에 이끌려 일상의 질서를 무너뜨리며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을 주변에서 보면서 그것도 한 때의 감정이라는 것을 본다. 나는 릴리의 우정과  이사벨의 이성과 만남이 가져다 준 가르침을 우리 두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것 모두가 인간이 성장하면서 맞는 성숙의 과정이 아니겠는가?  

3.마르셀의 家庭을 통해 본 우리의 家庭.

  인간은 영겁의 세월 속에 순간을 사는 어쩌면 찰나의 인생이라고도 한다. 무한한 공간 속에 모래알 크기에 지나지 않는 微物의 지나지 않는 인간이라고도 한다. 어쩌면 허망하기까지 한 인생이 아닐 수 없다. 하이데커는 인간을 피투물(被投物)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은 자의사(自意思 )없이 태어났다고 했다. 그러한 우리의 세상은 행복이 강물처럼 흐르고 태양이 온 누리에 비추이는 이상향만은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게 허락된 생명은 소중한 것이기에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최선을 다해 스스로에 가치를 부여하며 사는 것이 이것이 내가 선택 할 수 있는 참 삶의 방법이라고 믿고 살고 있다. 또 나는 산다는 것을 神이 준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내게 있어서 가정은 소중한 가치를 갖는 최후의 요람이라고 믿으며 산다.  

  가). 언덕 위의 작은 집,나의 所望.

  내가 태어난 곳도 마스셀이 태어난 프랑스의 오잔느와 다름없는 시골 정취가 넘치는 시골이었다 .오베르의 언덕과 같은 작은 동산과 푸른 하늘이 있는 곳이었다. 주변에 널려 있는 산나물을 뜯고 풀피리를 꺾어 불며 들판에 나가 소에게 풀을 먹이는 지극히 평범한 시골 소녀였다. 10리가 넘는 길을 걸어 학교에 다니며  마르셀과 닐리와 같이 내 주변에 있는 작은 새들과 자연을 사랑하고 좋아했다.

  여름방학은 청소년기나 소녀시절을 돌이킬 때 가장 많은 추억거리와 향수를 불러오는 단어가 아닐까. 개울가의 천렵, 평상에 누우면 이마로 쏟아질 것 같던 밤하늘의 잔별들, 줄기차게 울어대던 한낮의 매미, 양떼구름과 장쾌하게 쏟아 붓는 한바탕 소나기, 기차여행, 이런 것들은 그대로 성장기의 사진첩이 되어 서랍 속 어느 한편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갑자기 엄습해 꼼짝없이 앓아 눕게 되는 몸살과도 같은 아련한 그리움으로 피어나곤 한다.

  나는 죠세프와 같은 평범하나 성실한 남편을 만나 두어 명의 자식들과 함께 소박하게 사는 소망을 갖고 살아 왔다. 내가 비교적 넉넉한 집안에 태어나 보수적인 엄격한 가정에서 여고를 나와 직장에 나간 것도 그러한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나의 오늘은 내가 꿈꾸고 그려왔던 유년의 가정과는 많아도 다른 오늘을 살고 있다.

나). 조세프와 다른 남편의 인생관

  남편은 일찍부터 학생운동을 하여왔고 정치 지향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다. 사회정의를 위해 사나이가 모든 것을 바치는 것도 보람있는 삶이라는 남편의 인생관, 나는 그가 걸어온 길은 도저히 내 작은 가슴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인생이었지만 나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서 두 남매를 낳아 기르고 있다. 남편은 가정의 살림을 모른 채, 그가 추구하는 삶의 목표를 향해 줄기차게 달려갔다.

  수 없는 좌절과 실패의 역경을 한번의 중단도 없이 오늘에 와서 그는 비로소 자기가 뜻한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과 생활의 고통이 나에게 책임져 지는 조건이 전제된 기반 위에서였다. 나는 남편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자랑스런 주민의 대표로 인정받아가고 있는 것에 보람의 긍지를 갖고 있다. 내가 그 어려운 길을 말리지 않고 함께 한 것은 내가 선택한 남편이었고 내가 선택한 인생이었기에 그러했다.

  다).마르셀과 같은 아이들을 위해

  마르셀이 훌륭한 성장기를 거쳤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의 성장 과정에서의 심리적 변화는 나의 자식들에게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의 변화의 중심은 아버지였고 흔들림을 지켜준 기둥은 어머니였다.

  아이들은 변한다. 키에르케고르는 청소년기를 애벌레의 세대라고 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한다고 한다. 트레일 마을의 여름의 변화, 어른들의 모순, 자연의 섭리와 경이, 릴니와 이제라의 만남 그들은 환경과 대상에 따라 새로운 인생관과 가치관이 형성되어 갔다.

  여름방학에 별장에서 산을 만나고 난 후에 마르셀은 "바다가 뱃사람을 부르듯이 산이 끊임없이 나를 부른다"고 했다. 나는 생각했다. 그들이 한 인간으로서 훌륭하게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 나가도록 가능하면 아이들의 입장에서 기회를 제공하고 장소를 만들어 주는 노력을 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이 우리의 딸 나라와 재상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책임이기도 하지만 꿈이기도 하다. 꽃 보다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의 신록처럼 약동하는 생명으로 밝고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4.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마르셀의 현명하고 인자했던  어머니도 그의 청년시절  세상을 떠나고 동생인 폴은 자신이 사랑했던 별장의 양치기가 되었으나 30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자연의 섭리를 깨닫게 해준 릴리는 전장의 포화 속에서 전사하고 마르셀은 영화사 사장이 되어 회사건물로 사들인 옛 성으로 향하던 날, 이상하게도 어디선가 본 듯한 성의 모습에 의아해한다. 수풀 속에서 바라본 성의 모습과 사자상은 어머니가 그토록 겁내하던 세 번째 성의 것이었던 것이다. 잠겨진 성의 문을 부수며 마르셀은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았던 어머니를 추억하고 그 성을 어머니에게 바친다.

  마르셀의 가정도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있는 것처럼 아픔과 슬픔도 있었고 감동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 가정이 해피앤드로 끝나는 보통의 영화 기쁨이 없어도 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마르셀의 가정이 어떻게 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 왔는가가 더 주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옷깃을 스친 인연하나 까지 사랑하며 그 들이 선택한 삶에 사랑과 성실로 살아 왔다는 것이다. 우리의 가정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비록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 스피노자의 말처럼 나는 소중한 우리의 가정을 가꾸어 나갈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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