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의 시 - 연가행
명후(明后)를 따라 노닐다가
경치를 즐기러 누대에 올랐다네.
태부(太府)의 넓직함을 보니
성덕의 경영함을 알겠네.
높은 문을 우뚝 세웠으니
태청(太淸)에 망루가 서 있다네.
중천에 화려한 경치를 세워
서쪽성에 다리를 잇겠노라.
장수에 오니 강물은 길게도 흐르는데
정원의 과일이 풍성함을 바라본다.
좌우의 누대에
옥룡과 금봉이 있다네.
두 교씨를 동남에서 잡아와
아침저녁으로 함께 즐길지니라.
굽어보니 황도의 크고 아름다움이여
구름 떠 움직임을 본다네.
여러 영재들이 모여듦을 기뻐하니
비웅의 옛꿈을 도우려는 듯.
봄바람 화목하게 불어오니
온갖 새들의 슬픈 울음소리 들리네.
하늘에 구름 겹겹이 쌓였으니
집안의 소원을 얻어 즐거워지리라.
어진 교화를 천하에 드날리니
모두다 천자님을 삼가 존경하네.
오직 제환공과 진문공의 위업이니
어찌 성명에 모남이 있겠는가.
훌륭하도다 아름답도다, 멀리까지 은혜를 베풂이여
우리 황실을 도와
저 천하가 평안할 지니라.
천하의 법규를 같이하여
해와 달을 가지런히 한 것 같이 빛나리라.
영원히 존귀하여 끝이 없으니
모두들 동황에 장수를 누리리라.
천자께서 노니시니
어가를 돌려 두루두루 다니신다네
교화를 생각하시니 사해에 두루 미치고
좋은 일들은 커지고 인민은 평안하도다.
바라건대 이 기쁨을 오랫동안 하여
영원히 끝없이 즐기리라.
가을바람 스산하여 날씨도 서늘하니
초목은 흔들려 잎이 지고 이슬은 서리가 되네.
모든 제비들 작별 인사에 기러기 남으로 나니
객지에 머무르는 그대를 생각하니 애를 끊으니
돌아가려는 마음 고향을 생각하네.
그대는 어느 타향에 머무르나
천첩은 외로이 빈방을 지켜야 하나
그대 생각에 차마 잊을 수가 없으니
눈물 흘러 옷깃을 적심을 깨닫지 못하는구려.
거문고 타고 비파 켜서 <청상곡>을 노래하니
짧은 노래 가냘픈 소리 길게 하지 못한다네.
밝은 달 희어 나의 침상에 비추니
은하수 서편에 기울고 밤은 아직도 더디네.
견우·직녀 멀리서만 서로 바라보니
너는 무슨 죄로 은하수에 막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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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문제(魏文帝) 조비(曹丕)는 그의 아버지인 조조(曹操)보다는 스케일이 큰 시는 아니었지만, 화려함이 더하다고 하겠다.
그의 <연가행>은 7언시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데, 항우(項羽)의 <해하가(垓下歌)>나 장형(張衡)의 <사수시(四愁詩)>역시 7언이나, 초사(楚辭)나 부(賦)의 '혜(兮)'자 같은 조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7언시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연가행>은 이것을 탈피하고 있어 순수한 7언으로 볼 수가 있다.
이름을 '행(行)'의 형식을 빌림은 고시(古詩)와 부(賦)가 아직은 구분되어 있지를 않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화자인 여인네(妾)는 객지에 나가있는 낭군을 그리워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남편과 생이별을 하고 남편이 돌아올 날을 그리워하고 있다.
생각건대, 남편은 변방에서 '국방의 의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주제의 시가는 후대로 갈수록 '군공(軍功)'을 세울 것을 강조를 하는데, 국가 건국 초기에 이러한 시가 많이 보인다.
즉, '남편과 헤어져 괴롭기는 하지만, 공을 세우기 전까지는 만날 수 없다.'라고 하는 위정자들의 생각이 대변 되어있는 셈이다.
언뜻 보면 '인간의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나라에 충성'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다.
화자는 계절이 덧없이 바뀜을 대표하는 '제비'라는 새를 보고 있다.
님이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아!! 2년 2개월 언제 기다리나…'하는 마음으로 세월을 원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잊어 볼까 악기를 연주하지만, 그리움에 복받쳐 흐느껴 운다…그러면서 자신의 신세를 견우와 직녀에 비견하여 '왜 우리는 이별해야 하나…'라는 한탄을 하고 있다.
앞에서 위문제 조비의 시는 '미려(美麗)'하다고 하였지만, 아우인 진사왕(陳思王) 조식(曹植)의 시에 비하면 담백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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