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행사 소식

이사진앞에서(이승하)

박송 입니다. 2019. 7. 13. 10:13



이사진앞에서(이승하)

 


식사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교인을 향한

인류의 죄에서 눈 돌린 죄악을 향한

인류의 호의호식을 향한

인간의 증오심을 향한

우리를 향한

나를 향한 

 

소말리아 

한 어린이의 

오체투지의 예가 

나를 얼어붙게 했다 

자정 넘어 취한 채 귀가하다

주택가 골목길에서 음식물을 게운 

내가 우연히 펼친 TIME 지의 사진 

 

이 까만 생명 앞에서 나는 도대체 무엇을 

    

 

시각적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행 배열

작가 소개 - 이승하(1960 ~ )


핵심 정리

 

이 작품은 사진 제시, 의도적 시행 배열 등을 통해 이웃의 고통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무관심과 이기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갈래 : 자유시, 참여시
*성격 : 상징적, 참여적, 비판적
*제재 : 굶주리고 있는 소말리아 어린이의 사진
*주제 :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에 대한 비판과 반성
*특징
사진 자료를 제시하면서 시상을 전개하여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함.
자신의 삶의 모습에 대한 반성을 진솔한 자세로 고백함.
유사한 시구의 반복과 종결 어미의 생략, 의도적 시행 배열이 나타남.


*출전 : “폭력과 광기의 나날”(1993)

작품의 구성

1 기아와 빈곤에 무관심하고 죄악을 저지르는 인류에 대한 비판
2 소말리아 어린이의 사진을 보며 이기적인 삶에 대한 반성 촉구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마치 절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굶주린 아이와 그 아이를 일으키는 어른의 손이 담긴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된다. ‘소말리아 한 어린이의 오체투지1연에 나오는 교인, 죄악, 호의호식, 증오심, 우리들, 를 그 대상으로 한다. 화자는 이들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진 속 굶주리고 헐벗은 이웃들의 문제는 화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인류의 죄악이 그 원인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2연에서는 평소에 인식하지 못했던 냉혹한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 화자의 충격과, 고통에 처한 이웃을 외면하고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시는 종결 어미 없이 무엇을로 시를 마무리함으로써 읽는 이의 생각을 확장시켜 이 문제가 화자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볼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작품 연구실

 

시각적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시행 배열

이 시는 시적 상황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주제 의식을 강력하게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행을 배열하고 있다. 1연은 시행이 점점 짧아지고, 2연은 시행이 점점 길어져 전체 시문이 형태로 보인다. 1연에서는 점점 짧아지는 시행을 통해 이웃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이기주의에 대한 비판이 집중되고 날카로워지는 느낌을 주고, 2연에서는 점점 길어지는 행의 길이를 통해 반성과 참회의 감정이 고조되는 느낌을 준다. 한편 1연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외부에서 로 좁혀지고, 2연에서는 의 인식이 이러한 문제를 유발한 우리 모두로 확대됨을 시행 배열에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작가 소개 - 이승하(1960 ~ )

시인. 문자 언어와 영상 언어를 결합한 독특한 형식 속에서 폭력 없는 세상에 대한 소망을 노래했다. 시집으로 사랑의 탐구”,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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