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야~ 늘 웃어라 -
앞에 여자아이 민지(5살)는 우산을 들고, 옆에 희남이는 플라스틱 화살을 들고, 그 뒤로 성진이는 그저 희끗한 미소만 짓고 있습니다. 녀석들 어찌보면 따로 놀지요. 마치 사진 한 장을 위해 뭉친 것처럼 말이지요. 사실 그냥 함께 찍자하여 모였습니다. 웃지 않을 것만 같은 민지가 웃어서 너무 좋아했지요.
초등학교 몇 학년이었는 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5학년쯤이었을지 모르지요. 우리 동네에도 개구쟁이 남자애들 몇 과 여자애들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동생들을 하나씩 데리고 놀러다녔으니까 대여섯명은 모였던가 봅니다.
어느 날, 무슨 이유인 지 모르게 동생이 누군가를 가리키며 혼내주라는 것입니다. 저야 싸움하는 일은 생각도 못한데다 엄마는 늘 누군가와 싸우더라도 그냥 지고 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혼내주라는 동생의 이야기는 당연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뭔가를 놀려댔는가 봅니다. 그때야 공부로 이길 수 없으면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들어 놀려대곤 했지요. 시비 끝에 욕이 나오고 손과 발이 요동을 치며 한껏 힘자랑을 하던 때였습니다.
하여 그 아이가 사는 독서실로 찾아갔습니다. 그땐 마침 아무도 없었는데, 가서 그 아이의 이름을 부르니 나보다 한 살인가 어린 여자애가 나왔습니다. 사실 놀면서 나이 물어보고 노는 일은 여자애들에게 별로 없습니다. 학년으로 나이가 구별된다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순둥이었던 우리 자매에게 그 아이와 동생은 싸납쟁이였지요. 결국 놀린 이유를 대라며 말로 싸우게 되었는데, 미안하다는 사과대신 그 아이의 손이 머리카락을 잡았습니다. 게다가 욕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것에 불끈 화가 난 나는 동생더러 누가 오나 보라하고(왜 그랬을까) 열심히 싸워습니다. 사실 욕이 나온 것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것에 대한 무조건반사 정도 되겠지요.
결국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카락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서로 쥐어뜯고 그야말로 가관이었습니다. 그리곤 누가 먼저 놓았는 지 모르지만 동생 손을 잡고 후다닥 뛰었지요. 거기서 우리집까지 일이분도 걸리지 않은 곳이었는데, 어찌나 멀었는 지 숨이 할딱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예견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애 엄마가 헝클어진 머리를 한 딸과 함께 우리집에 왔습니다. 물론 엄마는 빨리 사과하라 했고 이웃 간에 잘 지내라며 그 애와 내가 학년은 위지만 동갑이라고 했습니다. 그 뒤로 이상하게도 둘은 친해지고 만나면 맥없이 실실 웃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그 아인 나를 언니라 깍듯이 불렀고, 우린 그 동생과 함께 넷이서 잘 놀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결혼해서 몇 아이의 엄마가 되었겠습니다. 괜시리 보고 싶습니다.
이 사진은 싸움하는 장면도 아닌데, 셋의 관계를 보다보니 문득 그 생각이 납니다.
* 어제 사진을 주러 그 동네에 갔습니다. 계절이 두 번 바뀌고 갔는데, 고개를 오르는 바람에 씰려 추위가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민지의 이름을 몰라 대문을 두드리니 할머니가 나옵니다. 손녀인데 뉘시냐고, 마음 좋게 보이는 할머니는 추운데 차라도 한 잔 하라며 생전 사진찍는 거 못 봤는데, 나가서 찍어왔다며 좋아라 하십니다. 아빠가 사진 찍어주는 일이 취미라 했지요. 다음에 와 마시겠노라며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은비는 공부방에 가서 오후 다섯시나 온다며 말로만 들은 엄마가 나와 반겨주셨습니다. 그리고 희남이의 집은 잠겨있었고, 성진이네는 몰라서 아이들이 있을 것 같은 공부방을 쳐다보다 왔습니다. 날씨가 추워 노는 것보다 공부방 가는 일이 많은 모양인데, 아이들이 즐겨 노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건 제 욕심이 되어버렸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 또 가야겠습니다. 공부방이 마치는 시간을 노려서*^^*
앞에 여자아이 민지(5살)는 우산을 들고, 옆에 희남이는 플라스틱 화살을 들고, 그 뒤로 성진이는 그저 희끗한 미소만 짓고 있습니다. 녀석들 어찌보면 따로 놀지요. 마치 사진 한 장을 위해 뭉친 것처럼 말이지요. 사실 그냥 함께 찍자하여 모였습니다. 웃지 않을 것만 같은 민지가 웃어서 너무 좋아했지요.
초등학교 몇 학년이었는 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5학년쯤이었을지 모르지요. 우리 동네에도 개구쟁이 남자애들 몇 과 여자애들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동생들을 하나씩 데리고 놀러다녔으니까 대여섯명은 모였던가 봅니다.
어느 날, 무슨 이유인 지 모르게 동생이 누군가를 가리키며 혼내주라는 것입니다. 저야 싸움하는 일은 생각도 못한데다 엄마는 늘 누군가와 싸우더라도 그냥 지고 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혼내주라는 동생의 이야기는 당연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뭔가를 놀려댔는가 봅니다. 그때야 공부로 이길 수 없으면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들어 놀려대곤 했지요. 시비 끝에 욕이 나오고 손과 발이 요동을 치며 한껏 힘자랑을 하던 때였습니다.
하여 그 아이가 사는 독서실로 찾아갔습니다. 그땐 마침 아무도 없었는데, 가서 그 아이의 이름을 부르니 나보다 한 살인가 어린 여자애가 나왔습니다. 사실 놀면서 나이 물어보고 노는 일은 여자애들에게 별로 없습니다. 학년으로 나이가 구별된다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순둥이었던 우리 자매에게 그 아이와 동생은 싸납쟁이였지요. 결국 놀린 이유를 대라며 말로 싸우게 되었는데, 미안하다는 사과대신 그 아이의 손이 머리카락을 잡았습니다. 게다가 욕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것에 불끈 화가 난 나는 동생더러 누가 오나 보라하고(왜 그랬을까) 열심히 싸워습니다. 사실 욕이 나온 것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것에 대한 무조건반사 정도 되겠지요.
결국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카락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서로 쥐어뜯고 그야말로 가관이었습니다. 그리곤 누가 먼저 놓았는 지 모르지만 동생 손을 잡고 후다닥 뛰었지요. 거기서 우리집까지 일이분도 걸리지 않은 곳이었는데, 어찌나 멀었는 지 숨이 할딱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예견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애 엄마가 헝클어진 머리를 한 딸과 함께 우리집에 왔습니다. 물론 엄마는 빨리 사과하라 했고 이웃 간에 잘 지내라며 그 애와 내가 학년은 위지만 동갑이라고 했습니다. 그 뒤로 이상하게도 둘은 친해지고 만나면 맥없이 실실 웃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그 아인 나를 언니라 깍듯이 불렀고, 우린 그 동생과 함께 넷이서 잘 놀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결혼해서 몇 아이의 엄마가 되었겠습니다. 괜시리 보고 싶습니다.
이 사진은 싸움하는 장면도 아닌데, 셋의 관계를 보다보니 문득 그 생각이 납니다.
* 어제 사진을 주러 그 동네에 갔습니다. 계절이 두 번 바뀌고 갔는데, 고개를 오르는 바람에 씰려 추위가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민지의 이름을 몰라 대문을 두드리니 할머니가 나옵니다. 손녀인데 뉘시냐고, 마음 좋게 보이는 할머니는 추운데 차라도 한 잔 하라며 생전 사진찍는 거 못 봤는데, 나가서 찍어왔다며 좋아라 하십니다. 아빠가 사진 찍어주는 일이 취미라 했지요. 다음에 와 마시겠노라며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은비는 공부방에 가서 오후 다섯시나 온다며 말로만 들은 엄마가 나와 반겨주셨습니다. 그리고 희남이의 집은 잠겨있었고, 성진이네는 몰라서 아이들이 있을 것 같은 공부방을 쳐다보다 왔습니다. 날씨가 추워 노는 것보다 공부방 가는 일이 많은 모양인데, 아이들이 즐겨 노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건 제 욕심이 되어버렸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 또 가야겠습니다. 공부방이 마치는 시간을 노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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