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 감상

프라 안젤리코

박송 입니다. 2010. 10. 18. 20:13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예수 탄생 예고(Annunciation)
안젤리코(Fra Angelico), 1430-32, 템페라, 154x194cm,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프라 안젤리코 (Fra Angelico. 1400-1455)

초기 르네상스 시대 때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활동했던 안젤리코는 도미니코 수도회 수사 신부로서 본명은 귀도 디 피에트로(Guido di Pietro)입니다. 그가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로 널리 알려진 것은 유명한 시인이자 학자인 코렐라의 도미니코 신부가 그를 '천사 같은'(angelic) 화가라고 부른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신심 깊은 삶에서 우러나온 영성적인 체험이 녹아든 것이었기에,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거룩한 것을 관상하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그의 생애는 수도자로서의 성덕과 화가로서의 재능이 조화롭게 결합된 것이었습니다.

[생애]

1400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동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비키오(Vicchio)에서 태어난 안젤리코는 1417년에 형 베네데토(Benedetto)와 함께 피렌체의 한 필사본 작업장에서 일했는데, 이때 형은 필사가로, 안젤리코는 채색 화가로 교육을 받았습니다. 20세에 피에솔레에 있는 도미니코 수도회에 입회하여 신앙심 깊고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으면서, 기도 생활 틈틈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때 안젤리코는 조반니 다 피에솔레(Giovanni da Fiesole)라는 이름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으며, 1436년부터는 그의 절정기에 속하는 작품들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피렌체의 산 마르코 수도원에서 생활하였습니다. 1445년에는 교황의 부름을 받고 베드로 대성전의 경당과 바티칸 궁내에 있는 경당 및 교황의 개인 경당에 프레스코화를 제작하였습니다. 재능 있는 화가로서 명성을 얻었으나, 안젤리코라는 이름에 걸맞게 매우 청렴한 생활을 했던 그는 당시 교황이 그를 피렌체의 대주교로 임명하려 하자, 다른 신부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도 하였습니다. 1450년경 피렌체로 돌아가 약 2년동안 피에솔레 수도원장을 역임하였고, 1453년경 다시 로마로 왔다가 이곳의 도미니코 수도원에서 1455년 2월 18일에 숨을 거두어 산타 마리아 델라 미네르바 성당에 안치되었습니다. 1960년에 시복되었으며, 1984년에 예술가와 미술가의 수호 성인으로 선포되었습니다.

[작품 세계]

안젤리코가 화가로서 활동하던 시기는 피렌체에 르네상스의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때였기 때문에, 그의 초기 작품에는 장식적이고 우아한 고딕양식의 영향과 보다 사실적인 묘사에 충실했던 르네상스 양식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성서와 성인의 이야기를 다룬 교회적인 내용이 주된 주제였으며, 여러 성당과 수도원을 위하여 제단화를 비롯한 많은 종교적인 작품을 제작하였습니다. 안젤리코는 그림을 통해 예수를 더욱 충실히 전달하려했고, 자신이 묵상하고 체험한 종교적인 영성을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하느님을 찬미하고자 하였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형식적인 면에서 일련의 변화를 보였는데, 초기에는 등장인물의 의상 등에 나타난 화려한 색채와 섬세한 장식, 황금색의 사용 등 고딕적인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인체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명암법, 단축법, 원근법에 매우 충실했고, 당시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등 르네상스 시기의 새로운 흐름에 관심을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안젤리코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1438~1445년, 산 마르코 수도원에서 작업한 그림들에는 급격한 변화를 보입니다. 색채는 극히 제한되고 구성은 단순해지며 배경묘사도 사라진 압축적이고도 간결한 표현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수도자들의 명상과 기도를 돕기 위하여 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이곳에서 안젤리코는 건축과 회화를 조화시킨 작품을 제작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이 수도원 북쪽 복도에 그려진 [예수 탄생 예고]입니다. 그는 이 작품을 상대적으로 어두운 곳에 위치시킴으로써 빛에 의한 효과를 극대화하였으며, 프레임을 그려 넣어 2차원의 벽에 3차원적인 환영을 부여하여 그림이 조각처럼 보이도록 하였습니다.
화면 전면에 가로로 세워진 기둥들은 15세기 이탈리아 회화에서 성모 마리아의 집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고린토 양식의 주두인 반면에, 대각선으로 세워진 기둥은 산 마르코 수도원 건축에 실제로 사용된 이오니아식 주두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 탄생 예고가 이루어진 곳이 성서에 기록된 대로 나자렛에 있는 마리아의 집인 동시에 수도원이라는 것을 이중적으로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를 통하여 수도자들에게 순명의 자세를 지닐 것을 강조하는 교훈적인 효과를 이끌어 내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그의 로마 시기 작품은 산 마르코 수도원 시기의 단순함과 소박함에서 벗어나 건축적이고 웅장해졌으며, 구성면에서도 한층 탄탄해진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종교적인 주제전달은 물론, 형식과 공간 탐구에 탁월하였던 안젤리코는 파브리아노(Gentile da Fabriano)와 도메니코 디 미켈리노(Domenico di Michelino)를 제자로 두었으며,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a) 등 그의 뒤를 따르는 피렌체의 많은 화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프라 안젤리코의 작품세계

예수의 부활 - 1450, 템페라, 38.5x37cm, 피렌체 성마르코 박물관



저승에 내려간 그리스도 - 1450, 프레스코, 183x166 cm, 피렌체 성마르코 박물관



무덤에 안장되는 예수와 성도미니코 -1441, 프레스코, 피렌체 성마르코 박물관



그리스도의 죽음을 애도함 - 1439-1442, 템페라, 성마르코(성당) 제단화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 템페라, 185x176 cm, 피렌체 성마르코 박물관



게쎄마니에서의 기도 -1450, 프레스코, 177x147 cm, 피렌체 성마르코 박물관



아기 예수 경배 - 1433, 템페라, 39x56 cm, 피렌체 성마르코 박물관



아기 예수 경배 - 1432-1434, 템페라, 23x35 cm, 코르토나 디오체사노 박물관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 1432-1434, 템페라, 23x35 cm, 코르토나 디오체사노 박물관



-바오로 딸 갤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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