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펌: 소소한 시골살이
주변 잡사에서 짐짓 물러서 앉는 마음의 휴식기인 하안거에 들은지 근 한 달
글쓰기를 멈추고 우선 책을 많이 읽었으며 음악을 많이 들으려고 했다
이곳 충청도에는 그닥 비가 많이 내리지도 않으면서 피해없이 지나갔다
아침운동을 나가는 길에서의 여름풀 무성히 이슬방울을 안아 눈부시다
싱그러운 자연의 안에 드는 일이 살아감에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를 짐짓 잃고 살아가는 일은 삶의 의미가 밋밋하여 무미건조함이러니
푸르른 논매미의 저 논빛보다 더 아름다운 빛깔이 세상에 또 어디 있으랴
아침바람 싱그러운 가운데 잎사귀마다 팔랑거리며 소리내는 포플라 나뭇잎 바람소리
팔과 다리로 감켜드는 청랭한 바람은 또 얼마만큼의 행복을 안겨주던가
나이가 들어감에 복잡하게 많은 생각을 하며 살지 않기로 했다
최대한 단순하게 그리고 간결하게 살아가려니
책속에 길을 잡아 깊이 들어갔다가 뒤로 물러나오는 그 명징함에서 그치고
시골살이에서 눈만 들면 보이는 산내들과 구름을 바라보는 한갓짐으로만
생각은 아침이슬을 모아 영롱한 이슬방울을 모으듯 그렇게 살아가리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이 손만 뻗으면 손에 닿음에야 무엇을 더 바래 행복을 쫓으랴
길 가양 어여쁜 꽃 한 떨기 만나 손안에 모두어 감싸 안음에도 행복하고
무더기 꽃밭을 지나가며 잠시 앉아 들여다보는 한가로움 또한 시골살이의 소소한 행복이며
언제나 두 팔을 벌리면 안겨드는 저 산야에 흠뻑 젖어 행복하고
아침햇살 상그러운 길에서는 고추잠자리를 만나 그를 쫒는 눈길에도 행복하고
아직도 짝짓기를 못한 뻐꾸기 소리 들려오는 논배미 건너 숲을 바라다 봄에 행복하다
버리고 떠난 외딴집이지만 새소리 가득한 뒷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가끔씩 자전거에 삽자루 옆에 달고 물꼬를 보러 나왔다가 세워놓고 시제각을 돌보는 촌로가 있는 산촌
순박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산골짝 막다른 동네로 밝아오는 해맑은 아침 풍경
이른 새벽 밭일을 마치고 막 집으로 경운기를 몰아가는 저 농군의 진짜배기 행복을 나 또한 알아가리
감자를 캐고 난 뒤의 산촌 마을에서 고요히 나만의 행복을 찾느니
저 아름다운 논빛같이 살아가고 싶은 마음으로만 소박한 시골살이의 즐거움을 찾아가리
눈이 부신 이 시골 소롯길에서 갑자기 맞딱뜨리는 무장무장한 이 행복
차가운 시냇물에 가슴을 씻고
이슬 젖은 풀섶에 손을 닦아
함초롬히 피어난 꽃에는 눈을 씻으리
그리고 해바라기 가득한 하늘에다 내 행복진 마음을 얹으리라
성당 아래 목장으로 젖소들이 한가로운 풍경과 논둑에 잠시 앉아보는 고요함
이 풍경에서 시골살이에 대한 행복함으로 두 손을 모아 기도하리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글 좋은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