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

난정뜨락 금개구리 일기

박송 입니다. 2011. 4. 29. 18:44


알만하지. 저기 저 정자를 지나 대문으로 나가서 휙 돌아보면 

커다란 돌간판에 뭐라뭐라 써 있더라고, 당신도 봤잖소? 

그 뭐라고 글자가 써있긴 했는데... 요즘은 눈이 침침해서...

하핫! 그랴그랴,

전에는 눈이 또록또록해서도 이 골짝에 글자라고 생긴 것은

눈 씼고 봐도 없었는데, 아 글쎄, 글짜가 이 골짝에 들어오고부텀은

당신 눈이 침침해버렸징?

하여간 똔똔똔똔또 똥~이라는 작은 글자는 말고

똔, 똔, 똔, 똔,이라고 쓴 큰 글자 거기에 핵심이 있을 거 아니겠소?   

 


그럼 똔똔똔똔이 그이 이름인가요?

 

나도 당신이랑 마찬가지 청맹과니인데,

알 턱이 있소? 

우리 저기 밤나무,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른 저 밤나무 가지 아래

정자에나 앉읍시다.

저봐, 그네도 있잖수?

히히히, 저 울타리를 폴짝 넘으면 우리의 천국, 우리집,

우리 저기 앉았다가 집에 갑시다.

 


와아, 연못이다. 저걸 보니 목이 마른 걸.

여보, 우리 저 물좀 마시고 가자. 그 노래 있잖소?

그거 연출해보자고. 

 


깊은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그것 말이우? 그럼 이렇게 가사 바꾸면 되겠네?

똔똔똔똔 연못 물, 누가 와서 먹나요~

 


날다람쥐 부부가 아침산책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앗, 아니다. 여보 우리 새끼들도 먹여야지?

얼른 일어나요, 일단 집에 갔다가 나혼자 물 떠 갈께.

퍼뜩! 전나무 우리 보금자리가 우릴 부른다. 

히힛! 살짝, 살짝, 사알짝!

나는야 울타리를 타고 걷는다,

포올짝, 연못 울타리에 앉아 망본다, 두리번두리번,

폴짝 뛰어내려 돌팍을 돌아다녀본다,

아이고 물이 너무 깊구나. 이걸 어째....

 


딱 한송이 하얀 주둥이를 내민 연꽃, 저 연잎들을 딛으면

연못 가운데 저 돌팍에 이를 수 있을까?

빠질까 갈까? 살까 죽을까, 아참, 넓이뛰기 선수, 높이뛰기 선수

그게 바로 나야 나. 망설일 필요 없징.

파아알짝!

 


이크. 저기 저 부들 있는 쪽으로 갔더라면 더 좋았을껄~

저기도 연꽃이 한 송이 봉오리 맺었네.


암튼, 여기 바위에 착 내려앉긴 했는데,

여기 물을 어떻게 먹지? 쬐그만 돌 있는데로 좀 더 내려가야 하나?

발을 적시겠는걸? 


물이 이토록 맑으니 물고기들이 죄 보이는군.

붕어새끼들이 어딨나 보자... 물옥잠 밑에서 늦잠 자고있나

연잎 밑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있나?

아공, 안심해라 요것들아, 나는 물만 먹으면 돼.


와아, 저 나리꽃 봐라

저 나리꽃 고향이 동해안 어디라던데....

한 십년 전에 동해안 어느 언덕에서 파다 전에 살던 집에 심었다고 했지 아마

이사도 참 많이 다닌다. 꽃 팔자 치곤 최상이지 뭐.

고향이야 그립겠지만 말야.

 

 

지금은 꽃이 진 영산홍 옆에, 지금은 꽃이 진 거 뭐라더라?

백합인지 뭔지 옆에, 저봐, 저렇게 예쁘잖어?

야, 나리야, 얼굴좀 들어봐. 뭐가 그렇게 부끄럽냐?


앗! 집주인이닷!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거야?

아이고오, 달아나야겠다.

까딱하다간 연못 바위 위에 망부석 되겠넹.

물이고 뭐고 이담에 보자.......걸음아 날 살려라.

 


다시 연못가로 뜀뛰기 한 이내몸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다가

폴짝~ 울타리를 밟던 길로 곧바로 휘리릭! 뛴다

눈깜짝할 새 참나무 등걸을 타고 올라 쪼르르 위로 가서

전나무 숲 우리집으로 가야 한다.

집주인, 해바라기 앞에서 날 보느라 정신 없는 틈에

내사마 달아나는 게 장땡이다~


연꽃아, 부들아, 물옥잠아, 그리고 물고기들아....

아공, 아름다움의 극치, 전에는 이름도 없던 땅이었다가 지금은

똔똔똔똔.... 멋진 이름을 가진 뜨락아,

이따가 보자.........

날마다 보고 또 봐도 눈만 뜨면 보고싶은!

 

........2007년 7월 27일 아침 일찍.........문학미술의집 난정뜨락에서

                                                                     -날다람쥐 씀.

 

 

 

 

2009. 06.17 난정뜨락 금개구리 일기

 

 

 

3월 하순경, 동영상 찍을 때 연못에 넣은 그 붕어들 말이어요.

어떤 놈한테 잡혀먹혔나 했었는데,

수위를 높이자 요 위에 사진처럼 일제히 나타나 벚꽃을 물고 다니던 그 붕어들 말이어요.

요노무 붕어들이 잉어 다섯마리 사 넣자 또 자취를 감춘지 여러 날...

아아니, 근데, 오늘 기말고사 끝내고 집에 와서 페인트 칠 하다가 디다보니,

글쎄, 차암 나..........

연못에 붕어 새끼들이 휘릭 휙!

아주 조그마한 몸매를 한들거리며 헤엄치고 다니지 뭐겠어요.

어떤 놈은 회색이나 검은 색,

어떤 놈은 아주 새빨간 색...아이고오,

붕어 밥도 안 줬는데, 차암 내.................................... 09.06.16 난정일기

 

 

 

요 위엣글은 난정님 목소리고, 아래부터는 난정뜨락 금개구리인 저의 이야깁죠^0^

며칠 전부터 뜨락지기 미스터 문과 난정님이 페인트 깡통을 옆에 끼고 울타리 색깔을 변신시키더라고요.

위 모습은 아침 6시 경에 난정님이 카메라를 들고 옆집 계단에 올라가 찍은 난정뜨락 전경인데요.

마침 옆집으로 가는 쪽문을 해 달았기 망정이지....아니면 어떻게 이걸 찍어? 안 그래요? 

 

 

오른편에 저건 우편물만 드나드는 집이고요, 앞쪽 가운데 발쫌하게 열어놓은 저건 큰 대문 옆의 쪽문이고요,

저 위 오른편에 이웃집 보이시죠? 바로 저기 저 계단에서 윗그림 뜨락 전경을 찍었던 거죠.

 

 

그래요. 울타리 색깔이 전부 이랬어요. 이건 아직 칠하지 않은, 산 쪽의 울타리인데요,

울타리 안으로 기어들어온

요, 요, 귀여운 담쟁이들 보세요. 하지만 뜨락지기님이 울타리 칠하면서 다아 없앨지도 몰라요.

난정님이 제발 없애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는데도 말이지요^^ 

 

 

~꽉, ~꽉, 내 이름은 금개구리, 이 연못의 터줏대감입죠. 뭐시라고라고라아? 이 몸이 안 보이신다고라고라아?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요, 요, 돌팍 밑에 있는데, 나 찾아 봐라아~ ~꽉, ~꽉.... 

 

 

요 그네, 한 번 타 보시겠어요? 커다란 밤나무 밑에 있어서 참 운치가 있답니다. 뭐시라고라고라아?

밤 가시가 무섭다고라고라아? ㅎㅎㅎㅎ, 가을에 알밤 토실토실 영글 때까지는 밤송이가 절대로

안 떨어질 텐데 뭐... 걸랑은 염려 붙들어매셩^^   

 

 

벤치가 파르스름한 색깔이네요.

저기 주택 부분은 유성페인트, 벤치 있는 부분부터는 울타리도 수성페인트랍니다.

울타리도 연한 핑크... 파스텔 톤이 되어 참 포근하네요.

수성이라 더러움을 쉬이 탄다고 하지만, 06년 벽에 칠할 때 두 말이나

남아있어서, 그거 써먹느라고, 말하자면 물자절약차원에서 이런 남 안 하는 칠을 한다나봅니다.

 

 

 주택 대문, 아니 참, 안 대문^^*을 지나 왼편은 거실 창, 그리고 후드드득 날아댕기는 벽화!

저 안쪽엔 텃밭, 그리고 뒷 울타리, 저 너머로 들판과 산이 보이시죠?

 

 

주택 마당 쪽에서 찍었나 본데, 연못 위 정자를 에워싸고 있는 밤나무 두 그루가 대빵 무성하네용^^*

 

 

 

 

 

 

 

 

 

 

 

 

 

 

 

 

이상 설명 필요없는 그림을 보셨습니다. 난정뜨락을 너무너무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 늘 행복하소서~

09.06.17.수요일, 난정뜨락 금개구리가 연못에 꼬물거리는 붕어새끼들을 지키다가.....몇 자 사진에 토를 달았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