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시놉시스 쓰는 법
시나리오 시놉시스 쓰는 법
대체로 성공하는 작가들과 악전고투하는 작가들 간의 차이점은 대립되는 작업방식이다.
악전고투중인 작가는, 문득 아이디어 하나를 생각해 내서 한동안 머리를 굴리다가 곧장 컴퓨터로 달려간다. 이 작가는 상상하고 쓰고, 쓰고 꿈꾸기를 계속하다가 마침내 어느 시점에서 멈춘다. 이 작가는 이제 삼고, 사고, 오고까지 써보지만 과정은 번번이 똑같다. 어느 시점에 가서 자신의 시나리오가 완벽하다고 선언하고 영화사 공모에 응모한다. 예산탈락 또는 본선에서 탈락되고 나면 “영화계의 속물 취향"을 탓하면서 또 다른 시나리오 구상에 들어간다.
성공한 작가들은 주로 거꾸로 된 과정을 택한다. 첫 구상부터 마지막 원고까지 6개월만에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고 낙관적인 가정을 해보면 통상 6개월 중 처음의 4개월은 내내 조그만 메모 카드 묶음들에 글을 쓴다. 이 메모 카드에다 이야기의 단계별 개요를 작성한다.
단계별 개요
이야기를 단계별로 구성한 것이다. 한 두 문장짜리 서술로 각 장면에서 일어나는 일과 전개되는 내용을 간단 명료하게 묘사한다. 각 메모 카드 뒷면에는 이 장면이 전체 이야기 구성에서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발단 전개 절정 등등 자기의 생각 등을 적어둔다. 몇 달 동안 이런 메모 카드 작업을 하다가 트리트먼트로 이동을 한다.
트리트먼트
트리트먼트란 단계별 개요를 다루기 위해 작가는 각 장면의 서술을 한 두 문장에서 한 단락으로 늘린다. 행간을 널찍히 띄우면서 현재 시제로 매순간을 묘사하는 형태이다.
트리트먼트에서 작가는 인물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만 언급하고 대사는 절대 적지 않는다. 모든 인물들의 의식적, 무의식적인 생각과 감정이 다 담긴 보조 텍스트를 깔면서 모든 행동의 매 순간을 묘사하는 게 트리트먼트이다. 매 장면의 모든 순간이 생생하게 살아날 때까지 작가는 트리트먼트를 고쳐나간다. 이 단계를 마치고 나야 비로소 시나리오 작업으로 넘어간다.
시나리오
완벽한 트리트먼트를 가지고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기쁨이다. 날마다 단숨에 5장에서 10장씩 써나가게 된다. 이제 작가는 트리트먼트의 묘사를 시나리오 묘사로 옮기고 대사를 더한다. 이 시점에서 쓰는 대사가 틀림없이 여지껏 쓴 대사 중 제일 훌륭할 것이다. 인물들의 입을 너무 오래 막아두어서 입이 근질대고 있을 게 분명하다. 게다가 모든 인물들이 똑같은 식으로 말하는 다른 숱한 영화들과 달리 이런 면밀한 준비 끝에 나오는 대사는 인물에게 개성있는 목소리를 실어준다.
빠른 길로 가려고 개요에서 곧장 시나리오로 건너뛰면, 사실 그 초고는 시나리오가 아니라